“검사님, 솔직히 저에게 미안하게 생각하죠?” “미안하게 생각 안 합니다.”
28일 브로커 윤상림 씨의 재판이 진행된 서울중앙지법 311호 법정에서는 윤 씨와 검사의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검찰은 기소된 16개 사건에 대해 하나하나 추궁해 나갔지만 윤 씨는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윤 씨는 종종 검사를 향해 “수사를 제대로 안 해서 그렇다”, “어떻게 이런 거짓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역공을 펴기도 했다.
윤 씨는 간간히 자신의 인맥을 과시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모 기업 사장이 구속될 처지가 되자 이를 해결해주겠다며 돈을 받은 혐의를 검찰이 추궁하자 D 기업 회장이자 경제단체장인 K 씨와의 인연을 구구절절 풀어놓았다. 윤 씨는 “K 씨와는 80년대 사업을 추진하면서 만났고 사석에 아버님이라고 부른다”며 “청탁 등을 이유로 돈을 주고 받을 사이가 아니다”고 말했다.
강원랜드를 자주 드나들었던 윤 씨는 카지노에서 만나 친해졌다는 H 씨의 이색적인 경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H 씨는 한국사람 중 강원랜드에서 돈을 가장 많이 잃은 사람 순위 3번째라고 자기를 소개했어요. 700억원 가량을 잃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윤 씨는 H 씨로부터 4,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도박 후에 ‘개평’으로 준 우정의 돈”이라고 둘러댔다.
윤 씨는 검사가 “박모 씨로부터 받은 200여만 원은 무슨 명목으로 받았냐”고 추궁하자 ‘으흐흐흐’하며 낮게 웃은 뒤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술집 아가씨 팁값”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 씨는 박 씨한테서 받은 나머지 1,000여만 원의 돈에 대해서는 “경찰청장 등과 어울리며 술 마시고 골프도 치며 든 돈을 박 씨와 함께 부담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씨는 검찰이 “신모 씨로부터 받은 돈 3,000만원을 갚았느냐”고 묻자 “내가 빌려준 돈이 6,000만 원”고 말했다가 재판장으로부터 “검사의 질문에 제대로 답해라. 거짓말을 하려고 하니까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 아니냐”는 질책을 받았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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