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출범 10년, 벤처캐피털이 재기의 나래를 편다."
벤처캐피털의 신규 투자규모가 지난해 4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벤처업계가 제2의 호황을 맞을 전망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최근 발표한'2005년 벤처캐피탈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창업투자회사들의 신규 투자는 2004년보다 1,012억원 증가한 6,651억원을 기록했다. 창투사들의 벤처투자는 2000년 2조75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그후 계속 감소했었다..
5월이면 1996년 이래 출범 10년을 맞는 코스닥 지수가 올해 700선을 유지할 경우 창투사들의 신규투자는 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벤처캐피털 업계의 체감온도는 수치상으로는 못미치지만 최대 호황을 구가했던 2000년이 연상될 정도로 뜨겁다.
김형수 벤처캐피털협회 이사는"한국 벤처업계의 역사는 2004년 12월 정부에서 발표한 '벤처산업활성화 종합대책'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말했다. 그 이전까지 주된 벤처 지원 방식은 정부의 저리 자금 융자였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에는 캐피털에서 투자하고 코스닥에서 회수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정부의 저리자금 융자 방식은 보증이 필요한 만큼 지원규모가 작았고, 엄격한 기술평가보다 형평성에 따라 잘게 나눠 집행하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캐피털업체는 오직 투자금 회수여부만 평가해 성공할 만한 업체에 자금을 집중 지원하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코스닥이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 장으로서 자리매김하면서 투자는 더욱 활성화했다. 한국벤처캐피털협회에 따르면 벤처투자가 몰렸던 2000년의 회수금액은 1,634억원이었나 지난해에는 무려 6,461억원으로 급증했다.
벤처캐피털업계도 혹독한 시련을 거쳐 재편이 이뤄졌다. 2000년 당시 147개였던 창투사는 지난해 102개로 격감했다. KTB네트워크(대표 김한섭), 한국기술투자(대표 김형기), 한국투자파트너스(대표 김주원)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벤처캐피털들은 대부분 96년 코스닥 출범 이전에 설립돼 자체 노하우를 획득한 업체들이다.
국내 최대 규모인 1조원 상당의 펀드를 운용하는 KTB네트워크는 지난해 205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흑자전환에 성공, 벤처캐피털 부활을 선도하고 있다. KTB네트워크 관계자는 "지난해에만 신규 벤처지원 펀드로 1,500억원을 조성했다"며 "올해는 시장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사업구조를 마련해 한층 안정된 투자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기술투자 역시 지난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04.3%, 129.7% 증가한 363억원, 116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옛 동원창투)는 지난해 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현재 108억원을 투자했고 올해 말까지 이를 4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곽성신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 본부장은 "벤처캐피털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코스닥 이외에 자금회수시장 다각화가 급선무"라며 "미국은 인수 합병(M&A)시장이 나스닥 상장보다 활성화돼 있다"고 말했다. 곽 본부장은 "코스닥이 원금 회수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M&A를 통한 우회등록과 퇴출 시스템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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