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록(46ㆍ구속) 인베스투스글로벌 전 대표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영수 부장)는 27일 김씨가 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의 후계구도와 관련한 자문을 하는 등 그룹 내 ‘해결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정ㆍ관계 로비여부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김씨에게 건너간 현대ㆍ기아차 자금 수십억원의 출처로 확인된 계열사 글로비스의 이주은 사장과 곽모 자금팀장을 26일 체포해 비자금 조성경위도 캐고 있다.
향후 비자금 규모 및 용처 등이 드러날 경우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그룹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소환도 불가피해 보인다.
검찰은 현대ㆍ기아차가 조성한 비자금이 건축 인ㆍ허가 외에 다른 청탁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검찰은 법정관리 또는 워크아웃(기업회생제도)에 들어간 기아차 계열의 부품 계열사들을 인수ㆍ합병하는 과정에 김씨가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김씨가 2000년 현대그룹에서 분리해 나간 정 회장에게 금융당국의 유력인사들을 소개하고, 그룹 후계구도와 관련해 ‘현대ㆍ기아차 그룹 장기발전 방안 보고서’ 등의 보고서를 수 차례 제공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현대ㆍ기아차의 건축 인ㆍ허가 로비와 관련, 조만간 건설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현대차 총괄기획본부 재무담당 임원 등 10여명을 출국금지 조치하는 등 현대차 비자금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검찰은 이날 현대ㆍ기아차 자금 담당 실무자 2명과 글로비스 비자금 조성에 관련된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출금대상자는 나름대로 엄선해서 최소화했다”며 수사 확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채 기획관은 그러나 “정ㆍ관계 인사 등 로비 대상자는 아직 출금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은행 대출청탁, 기업인수합병 청탁 등과 관련한 김씨의 로비 의혹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채 기획관은 “김씨를 상대로 우리은행 관련 부분은 물론,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과 관련해 누구에게 로비했는지 본격 추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우리은행 실무자를 불러 신촌 민자역사 사업자가 발행한 500억원 자산유동화 채권에 대한 지급보증 및 부천 T쇼핑몰의 325억원 대출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는지 조사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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