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복판 시카고에서 동남부의 플로리다로. 서부의 LA에서 동부의 보스턴으로. 또 다시 최희섭(27)의 유니폼이 바뀌었다. 이번엔 ‘빨간 양말’이다.
25일(한국시간) 소속팀 LA 다저스에서 방출된 최희섭이 보스턴 레드삭스로 전격 이적했다. 2002년 시카고 컵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이후 플로리다 말린스, LA 다저스에 이어 네 번째 팀이다.
구단끼리의 트레이드가 아니라 방출을 뜻하는 웨이버 공시를 거쳤기 때문에 최희섭으로선 다소 충격적이다. 다저스는 지난 겨울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은 최희섭과 72만5,000달러에 재계약했지만 1루수 감으로 노마 가르시아파라를 데려왔기 때문에 최희섭으로선 자리가 없었다.
물론 보스턴으로 이적했다고 해서 최희섭에게 자리가 생긴 것은 아니다. 보스턴은 지난 겨울 6년 연속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왼손타자 J T 스노를 1루수 요원으로 영입했다. 또 보스턴 최고의 유망주로 꼽히는 케빈 유킬리스도 포지션이 1루다. 지명타자엔 강타자 데이비드 오티스가 버티고 있어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할 상황이다.
최희섭을 데려 간 보스턴의 테오 엡스타인 단장은 26일 보스턴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스노와 유킬리스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지 않는 한 최희섭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적과 함께 풀타임 메이저리거의 자리도 물건너간 셈이다. 보스턴에서 등 번호 28번을 달게 된 최희섭은 26일 토론토와의 시범경기에 교체 출전해 타격 기회를 잡았지만 8회 1루 땅볼로 물러났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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