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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장사씨름대회/ 모제욱 '눈물의 꽃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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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장사씨름대회/ 모제욱 '눈물의 꽃가마'

입력
2006.03.2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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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 한 마리 끌고 가겠다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켜 너무 기쁘다.”

민속씨름 한라급의 간판 모제욱(31ㆍ마산시체육회)이 화려한 복귀식을 치르며 환하게 웃었다.

모제욱은 24일 경북 안동체육관에서 열린 2006 안동장사씨름대회 한라급 결승전에서 신예 이광재(21ㆍ증평군청)의 돌풍을 잠재우고 통산 12번 째 한라장사에 올랐다.

준결승전에서 다크호스 서강원(31ㆍ구미시청)과 연장전 혈투 끝에 어렵사리 결승에 오른 모제욱은 변칙기술인 발목 당기기 기술을 구사하다 모래판에 손이 닿아 어이 없이 첫 판을 내주는 불운을 겪었으나 빗장걸이와 안다리로 연거푸 두 판을 따내며 2년 5개월 만에 장사 타이틀에 복귀했다.

통산 12차례나 장사 타이틀에 오른 베테랑이지만 모제욱은 경기 후 북받치는 감격에 울먹이며 인터뷰에 임했다. 한때 LG씨름단 소속으로 한라급을 호령했으나 지난 2004년 12월 팀이 해체되면서 무적으로 지내며 마음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이었다.

LG씨름단이 해체되기 직전인 2004년 10월 결혼한 모제욱은 “한 집안의 가장으로 돈을 벌어가지 못한다는 게 가족에게 너무 미안했다”며 “이제야 마음 속의 짐을 다소 덜어낸 기분”이라고 말했다.

씨름단 해체 직후 훈련을 위해 신혼의 단꿈도 접은 채 모교인 경남 마산의 경남대에서 훈련하는 바람에 아내와 딸과는 2주만에 한 번씩 만났다는 모제욱은 “마산에 있는 어머니가 뒷바라지 하느라 무척 고생했다”며 어머니 손행자씨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역대 한라급 최다우승자 김용대(31ㆍ현대삼호중공업)의 기록(13회)을 턱밑까지 쫓아간 모제욱은 “올 시즌에 김용대의 기록을 꼭 깨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한편 생애 처음 민속씨름에 도전해 결승전까지 오른 이광재를 비롯, 김용대, 조범재(31ㆍ울산시체육회) 등 강자를 모두 물리치고 준결승에 오른 서강원 등 이변의 주인공이 속출하며 대회 열기를 더욱 뜨겁게 했다.

장치혁 기자 jang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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