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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M&A·대출 청탁 '흔적'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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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M&A·대출 청탁 '흔적' 발견

입력
2006.03.2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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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김대중 정부 시절 ‘금융계의 마당발’로 알려진 인베스투스글로벌 김재록(49) 전 대표를 23일 전격 구속하면서 향후 수사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씨는 당시 경제부처 전ㆍ현직 관료들 및 금융계 고위 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그는 이 인맥으로 부실기업 매각과 대출 알선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 인수나 대출을 희망하는 기업들로부터 사례비를 받고 청탁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있다. 검찰도 이런 점을 주목하고 있다.

수사 상황 검찰은 지난해 말 부실기업 인수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한 인수기업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김씨가 알선해 준 혐의를 포착했다. 인수 기업을 선정하거나 대출을 받을 때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업체로부터 청탁을 받은 혐의도 포착됐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 1월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김씨의 사무실과 집을 압수수색한 뒤 회계자료 등을 확보했고 계좌추적도 병행했다. 김씨에게 돈을 준 기업인의 자백도 받았다. 김씨는 돈을 받은 사실은 시인했지만 일관되게 정당한 컨설팅 용역료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김씨가 받은 돈은 대부분 회사 계좌로 입금됐고 계좌추적 결과, 김씨가 청탁 대상에게 돈을 보낸 흔적도 없었다.

검찰은 그러나 김씨가 컨설팅료를 정당하게 받았다고는 보지 않는다. 청탁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된다는 뜻이다.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김씨가 구체적으로 청탁한 흔적을 찾아냈으며 두 가지 혐의를 추가해 22일 김씨를 다시 체포했다. 검찰은 추가로 포착한 단서를 바탕으로 사건해결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향후 수사 초점 검찰은 수사를 김씨의 개인비리에 국한하지 않고 있다. 김씨가 기업의 부탁을 받고 경제부처와 금융계 고위인사를 상대로 청탁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김씨의 로비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는 김씨가 외환위기 이후 미국 유력 컨설팅업체인 아서앤더슨의 한국지사장으로 부임하면서 기업의 부실채권 매각을 주도했으며 정부발주 컨설팅도 독점해 왔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전ㆍ현직 장관이나 금융감독기관 고위 인사들은 물론, 주요 은행 대표들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고 두루 친분을 맺어왔다.

검찰도 “앞으로의 수사초점은 김씨가 청탁을 한 사실이 있는지, 했다면 돈은 실제 전달됐는지를 밝혀내는 데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이 “청탁 대상들이 모두 금융 전문가들인데 상식적으로 계좌추적에 걸려 들 정도로 허술했겠느냐”고 밝히고 있는 점에 비춰 향후 수사가 결코 쉽지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사가 단시간 내에 마무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검찰도 “수사대상이 워낙 많아서 1~2주일 이내에 끝나기는 어렵다”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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