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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北의 안하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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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北의 안하무인

입력
2006.03.2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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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뭘 믿고 이렇게 안하무인인가.

북측은 22일 남한 언론의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고령의 남측 이산가족들을 10시간이나 억류했다. 60~90대 노인들은 그토록 그리던 북녘 가족을 50여년 만에 만난 기쁨, 그리고 이내 헤어져야 하는 슬픔을 느꼈다가 느닷없는 북측의 행패에 귀환하지 못하고 밤 늦게까지 불안에 떨어야 했다. 23일 새벽 1시 넘어서야 귀환하는 이산가족들을 보면서 가슴 답답함을 넘어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북측은 상봉행사 첫날인 20일 SBS 등 남측 취재단이 “1969년 고기잡이 나갔다 납북된 남편과 남쪽의 아내가 헤어진 지 37년 만에 다시 만났다”고 사실을 보도한 것을 트집 잡았다. 이어 일부 방송기자의 취재를 막았다. 방송테이프를 빼앗았고 검열을 시도했다. 심지어 “공화국 법대로 처벌하겠다”는 협박도 했다. 특히 고령의 이산가족 귀환과 SBS 기자의 철수를 연계해 압박했다.

이제는 정말 참기 힘들다. 그들의 사회가 획일적이라고 남쪽 언론까지 마음대로 통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욱이 남북간에는 상대 지역에서의 자유로운 취재를 보장한다는 합의도 존재한다. 북측 관계자들은 기초적 사실마저도 공부하지 않은 것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노인들마저 함부로 억류하는 결례를 범할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북측의 무리수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대한 항의 표시이거나 이종석 통일부 장관에 대한 견제책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노인들을 볼모로 붙잡고 남측 언론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발상은 그만둬야 한다. 그렇게 예의도 없고, 인도주의 정신도 없이 행동한다면 그나마 그들을 도우려는 사람들마저 등을 돌릴 것이다.

정상원 정치부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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