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인수전이 국민은행의 승리로 가닥을 잡아가면서 은행주들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전 결과가 국민은행 등 관련 종목 뿐 아니라 은행주 전반에 좋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대 수혜자는 역시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규모를 더욱 키우고 확고한 ‘리딩뱅크’로 자리잡으면서 시장지배력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로 국민은행이 다소 미비했던 기업대출 역량 강화와 카드 부문의 합병 시너지효과,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외환 부문에서 확고한 선두 지위 구축 등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은행 지분 인수 후 합병 시 국민은행의 주주가치도 10%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은 국민은행의 목표주가를 9만2,000원에서 10만원으로, 우리투자증권은 8만5,000원에서 10만4,000원으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실제 국민은행 주가는 22일에 이어 23일에도 장중 최고가(8만2,000원)을 기록하면서 종가도 5.13% 상승한 7만9,900원의 최고가로 마감했다.
인수전의 패자인 하나금융에 대해서도 예상 밖의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민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넉넉지 못한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했을 경우 인수자금 조달 등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다시 말해 이번 탈락으로 이 같은 부담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주가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증권 유재성 연구원은 하나금융에 대해 “영업권 상각, 주주가치 희석 등 외환은행 인수 이후에 대한 우려감이 소멸되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매수’ 의견에 목표가 5만4,000원을 제시했다.
인수합병 메리트가 사라진 외환은행도 국민은행의 인수가격이 현재 주가보다 높은 주당 1만5,400원으로 밝혀지면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여지를 남겼고 실제 주가도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이번 인수전의 긍정적 결과가 은행주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이준재, 최정욱 연구원은 23일 이번 인수전 결과에 대해 “모든 은행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 등은 “국민은행의 대형화로 인한 독과점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은행권 경쟁을 제한할 만큼 폐해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이번 사안이 다른 은행의 주주가치에 부정적이지 않는데다가 국민은행과의 주가순자산비율(PBR) 격차가 벌어지면서 다른 은행들의 주가가 싸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시장의 관심이 외환은행에서 또 다른 대형 매물인 LG카드로 넘어가면서 LG카드 인수 후보인 우리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 등이 새로운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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