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외환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제시한 인수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1주당 1,000원 이상 많은 1만5,400원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고가 매각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경우 론스타의 매각 차익은 4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에 투자한 외국자본 중 최고의 ‘대박’으로, 외환위기 이후 8년간 외국자본 차익 전체의 85%에 달한다. 그러나 론스타는 매각 차익에 대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을 것이 확실시 돼, 과열 인수경쟁에 따른 국부 유출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와 국민은행은 2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공식 발표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인수 대상 지분은 론스타 보유지분과 론스타가 되 사서 팔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가지고 있는 코메르츠방크, 수출입은행 보유 지분 등 총 64.62%”라며 “1주당 인수가격은 1만5,400원”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4월 한달간 정밀 실사를 벌인 뒤 5월초에 본계약을 체결하고, 당국의 승인을 거쳐 6월중으로 대금 지급을 완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65% 지분 인수가격은 총 6조4,180억원이 되며, 환차익(2,500억원)까지 포함하면 론스타의 매각차익은 4조5,048억원에 달한다.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 가격이 매입원가 1조3,832억원(1주당 4,245원)을 감안하면 론스타는 225% 수익률의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먹튀’ 논란의 원조에 해당하는 뉴브리지캐피탈의 경우 지난해 제일은행을 스탠다드차타드뱅크에 매각하면서 1조1,500억원의 차익을 올렸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김기홍 수석부행장은 “1만5,400원은 장부가의 1.76배로 결코 비싸지 않은 가격”이라고 설명했지만, 인수 제안가가 당초 예상수준인 1만4,00원을 훨씬 웃돌면서 론스타의 경쟁 유발을 통한 ‘먹튀 전략’에 말렸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론스타의 매각차익 과세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세운 ‘LSF-KEB 홀딩스’의 본사가 우리나라와는 이중과세 방지협정이 체결돼 있는 벨기에에 있고, 현재 국회 계류중인 국제조세조정법도 7월부터 발효되기 때문이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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