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과정은 비밀과 소문의 연속이었다. ‘비밀엄수가 국제적 관례’라는 인수합병(M&A)전에서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의 치열한 물밑 경쟁이 갖가지 ‘설’의 형태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금융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언론보도가 쏟아졌으나 상당수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정치권이 가세하면서 인수전을 둘러싼 논란이 한층 증폭됐다. 여야 가릴 것 없이 2003년 외환은행 매각의 의혹을 밝혀야 한다며 인수 절차에 제동을 걸려 했지만 론스타는 아랑곳 않고 매각작업을 속전속결로 진행하고 있다.
인수전의 ‘하이라이트’는 21일 금융감독위 박대동 국장의 기자회견이었다.
그는 이날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대주주 자격에 문제가 있다” “국민은행의 독과점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말해 인수전 향방을 가를 최대 논란거리를 ‘교통정리’했다. 막판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듯 했던 DBS는 사실상 탈락했고 ‘당국이 국민은행 쪽으로 신호를 줬다’는 해석이 쏟아진 가운데 결국 이틀 뒤 이는 현실로 드러났다.
론스타는 박 국장의 발언을 접한 직후인 21일 저녁 국민은행측에 우선협상대상자 내정 사실을 통보했으며 다음날인 22일 오전 하나금융지주와 DBS에 탈락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치열한 M&A전쟁을 이끈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과 김기홍 수석부행장도 눈길을 끈다. 두 사람 모두 M&A에 직접 인수자로 나선 것은 처음이었지만 시종 우직하게 밀어 부치는 작전으로 승리를 따냈다. 국민은행은 하나금융과 달리 인수제안서 제출 때까지도 컨소시엄 구성을 확정하지 못했지만 결국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대역전에 성공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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