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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건강 - 만성탈수증 - 쉽지만 소홀하기 쉬운 물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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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건강 - 만성탈수증 - 쉽지만 소홀하기 쉬운 물섭취

입력
2006.03.24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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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경(29ㆍ가명)씨는 최근 변비가 더욱 심해지고 피로 증상까지 사라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과일, 야채에 변비약까지 챙겨 먹었고 잠도 충분히 자는 등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지만 증상이 별로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병원에서 의사는 의의로 정씨의 하루 물 섭취량을 물었다. 정씨는 “물은 점심, 저녁 때 한잔 정도씩 마신다”며 “대신 아침에 출근하면서 아침 겸 잠을 깰 요량으로 캔커피를 하나 마시고, 사무실에서도 하루에 평균 커피 3잔 정도, 녹차 1~2잔 정도를 마신다”고 설명했다.

의사가 정씨에 대해 내린 소견은 ‘만성탈수증’이었다. 즉, 하루에 섭취하는 물의 양이 너무 적어 변비와 피로를 유발됐다는 것이다.

◆ 혹시 만성탈수증인가요?

익히 알려진 대로 우리의 몸의 70% 정도는 물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1~2% 정도만 수분이 모자라도 우리의 몸은 이상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런 상태가 지속되는 만성탈수의 경우는 특별히 질병으로 이어지지 않아도 비만, 변비, 피로, 노화 등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 물이 모자라서 비만 탈출 못해?

전문가들은 비만과 수분섭취도 상당한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우선 만성탈수 상태가 되면 갈증이 일어나도 갈증으로 인지를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갈증을 배가 고픈 느낌과 혼동해 음식을 더 먹게 만드는 경우도 있어 비만으로 인해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체중조절 실패의 원인도 된다.

이와 더불어 물은 다이어트에 필수이다. 우선 물을 마실 경우 공복감이 없어진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이 뿐만이 아니라 칼로리가 ‘0’일 뿐더러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붓는 느낌이 있다거나, 화장실에 자주 가야 해서 물을 피하는 여성들이 많지만 신장 기능에 이상이 없다면 물은 ‘적극 권장 사항’인 것이다.

◇ 물 부족증 변비?

변비는 단지 섬유소 섭취가 부족해서 생기는 것은 아니다. 물 섭취가 부족할 경우 대변이 굳어져 변비가 악화되는 경우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다이어트를 한다고 식사량을 줄였는데 물까지 마시지 않아서 생기는 변비의 경우 약으로도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 피로와 노화도 몰려온다

물이 부족할 경우 피로를 쉽게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유는 우리 몸에서 노폐물이 원활히 배출돼야만 피로가 회복되는데, 소변 땀 대변의 주원료인 물이 부족할 경우 배설이 잘 이뤄지지 않고 피로누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 피부의 경우도 체내 수분함유량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수분이 모자랄 경우 쉽사리 노화현상이 진행된다.

◆ 만성탈수, 어떻게 알아볼 수 있나?

사실 만성탈수는 학문적으로 정립된 질병이 아니고 아직은 일종의 영양부족 정도로 여겨지고 있다. 때문에 만성탈수 여부를 정확히 진단해내는 과학적 방법은 아직 없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만성피로증후군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뚜렷한 근거 없이 피로, 변비 등을 호소하는 환자의 경우 만성탈수를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이때 물 섭취를 늘려봄으로써 뚜렷한 증상개선 효과를 보이는 임상사례도 상당하다.

때문에 의사들은 사람들이 평소보다 물 섭취를 늘려봄으로써 만성탈수 여부에 대한 자가진단을 해 볼 것을 권유하고 있다. 개인차가 다양하지만 물 섭취 하루 권장량인 1.5~2ℓ(종이컵 10잔 이상)보다 적게 마시는 사람인 경우 물 섭취를 늘림으로써 피로 개선 등의 신체 변화가 생긴다면 현 상태가 만성탈수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물, 하루 1.5ℓ는 마셔야

성인 한 사람이 하루에 소변으로 배출하는 수분은 약 1.4ℓ, 소변 외에 배출되는 수분은 약 1ℓ로 총 하루 배출 수분은 2.4ℓ 수준이다. 따라서 적어도 이 정도의 수분은 매일 체내에 공급해 줘야 한다는 말.

사람들이 하루에 음식 등으로 섭취하는 수분은 약 1~1.2ℓ 정도이다. 따라서 나머지는 물로 보충을 해줘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하루 평균 1.5ℓ, 종이컵으로 8~10잔 정도의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것이 권장사항이다.

그러나 2004년 을지병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물 섭취량은 하루 980㎖, 여성은 740㎖ 정도이다. 즉, ‘물 먹기’에 의식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소리다.

◆ 커피, 녹차, 탄산음료, 국으로 수분 섭취에 큰 도움 안 돼

사실 음료수는 수분섭취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커피, 녹차의 경우 여기에 함유된 카페인이 이뇨작용을 함으로써 오히려 체내 수분을 배출하는 효과를 갖고 온다.

한 임상시험결과에 따르면 물 대신 하루 6잔의 커피를 마신 경우(카페인 642㎎) 24시간 동안 수분 배출량이 약 735㎖로 나타났다. 이때 몸무게도 약 0.7㎏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속설에 커피를 마시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지만 결국은 살이 빠진 것이 아니라 체내 수분배출로 인한 체중감량이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또 국을 마심으로써 수분을 섭취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국 국물에는 소금 뿐 아니라 단백질 아미노산 등 각종 영양분이 들어있다. 때문에 이 영양성분을 소화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물이 더 필요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 어떻게 마시나?

맹물이 가장 좋다. 또 상온의 물이거나 미지근한 물은 체온과 비슷해 몸에 부담을 적게 준다는 분석이 있다. 차가운 물도 상관은 없으나 잇몸질환이 있는 사람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아침 공복시 물을 마실 것을 권장하는데 이는 밤 사이 물을 마시지 않았고, 땀 등으로 수분이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사 중간, 식사 직후에는 물 마시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소화활동에 방해가 될 뿐 아니라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경우 오히려 이를 악화시킬 수 있다. 대신 식사 1~2시간 전에 물을 마셔주는 것이 좋다. 이때는 조금씩 자주 마셔주는 것이 핵심이다. 물을 한꺼번에 몰아 마시면 오히려 혈액 속 나트륨을 희석시켜 체액불균형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도움말=을지의대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김희진 교수>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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