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은 14회 ‘세계 물의 날’이었다.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한 물의 날을 맞아 물산업의 미래를 생각해본다. 지난 20세기에는 도시화와 산업화로 상하수도 보급이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세계 수도산업의 규모도 비약적으로 확대되었는데, 현재 연간 83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수도산업도 상수도와 하수도를 합쳐 국내총생산(GDP)의 1.3% 규모인 연간 1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상하수도 서비스 10년후 2배
이처럼 상하수도가 거대한 산업을 형성함에 따라 1990년대부터는 상하수도 서비스 공급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물기업들이 세계 곳곳에서 빠르게 성장하였다. 전문 물기업들은 2005년 현재 세계 인구의 9%인 5억6,260만명에 상하수도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2015년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전문 물기업의 서비스 공급 규모가 현재의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05년 현재 세계 10대 전문 물기업을 보면 대부분 국제사업의 비중이 40%가 넘는 다국적 물기업이며, 상하수도 서비스 공급을 정부의 행정사무와 분리하는 구조개편을 거쳤다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세계 10위권 전문 물기업 5개를 보유한 프랑스와 스페인의 경우 이미 1853년부터 자치단체가 민간기업에 수도사업을 위탁경영하는 사례가 도입되었다. 프랑스의 수에즈와 베올리아환경은 전 세계 1억명 이상에 상하수도 서비스를 공급하여 연간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 세계 1, 2위 전문 물기업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
영국, 브라질, 이탈리아의 경우 정부가 주도하여 수도사업을 전문기업 중심 체제로 전환하는 구조개편을 실시한 것이 세계적인 전문 물기업이 성장하는 토대가 되었다. 영국의 경우 1973년 잉글랜드ㆍ웨일즈 지역 1,400여 개 상하수도 사업자를 10개 유역별 공사로 통합하고 1989년에는 이들 공사를 민영화하여 오늘날 알베에-테임즈워터, 유나이티드 유틸리티, 서번트렌트 등 세계적인 전문 물기업이 출현할 수 있었다.
물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은 크게 나누어 물 산업 환경을 조성하고 핵심기술을 강화하는 한편 전문 물 사업자를 육성하는 것으로 대별할 수 있다. 즉 먼저 국내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쟁력 있는 사업자를 육성함으로써 해외 시장에 진출하자는 전략이다.
●선진국선 전문기업 구조 개편
우리나라는 빠른 시일 내에 세계적인 물 전문기업을 육성하는데 상당히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즉 수도사업이 7개 특별시ㆍ광역시와 160개 시ㆍ군 단위로 수행되고 있어 사업자가 수 천, 수 만 개에 달했던 영국, 이탈리아에서와 같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대대적인 사업 단위의 통합 개편은 필요하지 않다. 또한 한국수자원공사와 서울시, 부산시의 상수도사업본부 등은 전문 물기업으로 육성하기에 적정한 규모와 기술력, 투자여력 등을 갖추고 있다.
2006년 범정부적으로 수립되는 수도산업 구조개편 정책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하루 빨리 세계적인 전문 물기업들이 출현하기를 손꼽아 기대해본다.
김길복ㆍ한국수도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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