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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용병 윌리엄스 '실력뿐인 M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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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용병 윌리엄스 '실력뿐인 MVP'

입력
2006.03.2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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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가 오리무중이다.

2006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서는 우리은행의 타미카 캐칭이 정규리그에 이어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휩쓸었다. 남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울산 모비스에는 크리스 윌리엄스가 있긴 하다.

트리플더블을 6번이나 기록한 윌리엄스는 평균 25.3점(4위) 7.2어시스트(4위) 9.9리바운드(8위) 2.6스틸(1위) 등 전 부문에 걸쳐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MVP가 될 수 없다. 한국농구연맹(KBL)이 ‘정규리그 MVP는 국내 선수로 한한다’고 못박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MVP인 윌리엄스를 빼고 생각하자니 뚜렷한 MVP감이 없는 것이다. 모비스의 우승은 탄탄한 조직력과 주전 경쟁 시스템 속에서 나온 터라 구단 프런트나 코칭 스태프도 쉽사리 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임근배 모비스 코치는 “우리는 십시일반 힘을 모아 우승한 팀이어서 딱히 한 명을 뽑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고, 유재학 감독도 “무척 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라고 말을 흐렸다.

그나마 거론되는 것은 포인트가드 양동근과 슈터 이병석, 우지원 정도. 윌리엄스 다음으로 출전 시간이 많은 양동근은 평균 12.5점 4.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찰거머리 수비가 장기인 이병석은 평균 7.6득점을 올렸다. 황태자 이미지를 완전히 벗은 우지원은 평균 10.7점을 넣었다. 하지만 이들 모두 MVP라고 하기엔 2% 부족한 게 사실이다.

상황이 이렇자 우승팀 대신 2위팀에서 MVP가 나올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표가 분산될 경우 2위 서울 삼성의 서장훈이 어부지리로 MVP를 챙길 수 도 있다.

서장훈은 지난 올스타전에서도 국내 선수라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쑥스러운’ MVP에 오른 바 있다. 2위팀에서 MVP가 나온 것은 99~2000시즌 서장훈(당시 SK)과 2000~01시즌 조성원(당시 LG) 등 두 차례.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용병의 MVP 수상을 금한 것은 남자농구가 유일하다. 프로야구에서는 98년 두산의 타이론 우즈가 정규시즌 MVP에 올랐고, 프로축구에서도 2004년 수원의 나드손이 MVP가 됐다.

프로배구도 올 시즌부터 용병제를 도입했지만 용병 MVP 불가 규정은 없다. 국내 농구의 외국인선수상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상이다.

KBL 관계자는 “농구는 어떤 종목보다 용병 의존도가 높다. 같은 잣대로 보면 용병의 기량이 훨씬 뛰어나기 때문에 팬들에게 국내 선수가 돋보이도록 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뛰어난 선수가 최우수선수상을 받을 수 없는 프로농구. 올 시즌 누가 MVP가 되든 찜찜한 뒷맛을 지우기 힘들 듯 하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오미현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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