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 지원은 노 땡큐’
서울시장 선거 출마결심을 굳힌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열리우리당과 거리를 두는 쪽으로 선거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당 간판 보다는 강 전 장관의 인기와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워 선거를 치른다는 것이다.
당초 우리당은 이 달말 강 전 장관 입당에 맞춰 대대적인 환영식을 열고 대선캠프에 필적할만한 선거캠프를 꾸리는 등 물량공세를 펼 계획이었다. 공천다툼으로 시끄러운 한나라당과의 차별화는 물론 지방선거에서 여당 바람을 일으키는데 최고의 이벤트라고 본 것이다. 정동영 의장이 강 전 장관 영입에 전력을 기울인 것도 서울시 뿐 아니라 시내 구청장선거, 나아가 수도권 등 다른 광역단체장 선거에 강 전 장관의 인기를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 였다.
그러나 자체조사에서 “(여당의 낮은 지지율 때문에) 강 전 장관에게 당 색깔이 진하게 투영되면 이기기 힘들다”는 진단이 나와 방향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강 전 장관측도 “우리당 후보가 아니라 ‘서울시민의 후보’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이와 관련, 강 전 장관의 한 측근은 22일 “우리당에 입당해도 당 선거전략 회의에 참석하거나 당이 짜준 선거전략, 캠프대로 움직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를테면 우리당은 ‘부패지방권력 교체’를 내걸었지만, 강 전 장관측은 문화, 생활, 웰빙 등을 키워드로 삼겠다는 식이다. 캐치프레이즈도 ‘문화도시 서울을 다듬는 강금실’, ‘서울시민의 행복한 삶을 여는 강금실’ 등 감성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캠프에 참여할 인사들도 당과는 거리가 있다. 현재 강 전 장관의 출마준비를 돕는 사람들은 주로 문화계 인사, 법조인, 교수 등 개인적 친분이 있는 인사들이다. 우리당에선 강 전 장관이 지목한 김영춘 의원 등 2~3명만 개인적으로 조언하는 수준이다.
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강 전 장관이 그렇게 하겠다면 따라야 한다”며 “입당식도 본인이 원치 않을 경우 거창하게 할 필요 없고 굳이 당에서 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엔 “선거는 전쟁인데 너무 순진하게 접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않다.
이동국 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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