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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B·패닉·박선주 컴백 '90년대 감수성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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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B·패닉·박선주 컴백 '90년대 감수성 다시 한번!'

입력
2006.03.2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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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B, 넥스트, 패닉, 장혜진, 박선주…. 한국 대중음악이 팝 열풍을 밀어내고 최전성기를 누린 1990년대, 그 때 그 시절의 ‘언니, 오빠’들이 돌아왔다.

1996년 6집 ‘The Sixth Sense’를 낸 뒤 돌연 해체한 그룹 015B(정석원 장호일)가 10년 만에 7집 앨범을 발표하고 5월 20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재결성 공연을 연다. 국내 최초로 객원가수 시스템과 프로듀서 개념을 도입한 프로젝트 그룹 015B는 ‘아주 오래된 연인들’ ‘신인류의 사랑’ 등 일상에 밀착한 노래들로 90년대 ‘감수성의 혁명’을 주도했다.

‘인형의 기사’ ‘날아라 병아리’ 등을 통해 사회성과 서정성을 동시에 추구했던 록밴드 넥스트도 신해철 김세황 김영석 등 1997년 해체 당시 멤버들이 모여 히트곡을 망라한 5.5집 ‘Re-game’을 내고 활동을 재개했다.

24일 서울 홍대앞 클럽 캐치라이트에서 여는 쇼케이스에서 왕년의 히트곡들과 함께 신곡 ‘The Last Love Song’을 선보인다. 1998년 앨범 ‘Sea within’ 이후 솔로 활동에 주력했던 패닉의 이적과 김진표도 7년 만에 4집 앨범 ‘04’를 내고, 31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여는 ‘Let’s Panic’ 콘서트를 시작으로 전국투어에 나선다.

1990년대를 풍미한 ‘언니’들은 한 발 먼저 돌아와 왕년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요즘 10대들에게 SG워너비 김범수 등의 보컬 트레이너로 더 유명한 박선주는 10년 만에 새 앨범 ‘A4rism’을 발표하고, 4월1일 서울 건국대 새천년홀에서 첫 단독콘서트를 연다.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장혜진은 5년 만에 새 앨범 ‘4 Season Story’를 발표했다.

이들의 귀환은 이른바 ‘70ㆍ80세대’ 가수들의 복귀와 차별화한다. 70ㆍ80 가수들이 대부분 과거의 팬들을 위한 공연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음반 발표와 방송, 공연을 통해 가요계의 중심에서 활동한다. 장혜진의 ‘마주치지 말자’는 각종 가요 차트 수위권에 오르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고, 패닉의 앨범도 발매 당시 음반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이 같은 현상에는 1990년대 뮤지션들만의 독특한 특징이 자리잡고 있다. 음악평론가 강헌씨는 “1990년대는 독창성과 함께 깊은 메시지를 담아낸 작가주의 뮤지션들이 대중성까지 확보했던 한국 대중음악의 최전성기였다”면서 “깊이와 대중성을 지닌 이들의 음악은 지나치게 가볍고 상업적인 음악이 넘쳐나는 요즘 가요계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90년대 뮤지션들이 ‘복고’에 머물지 않고 최근 가요계의 흐름을 적극 수용한 것도 세대를 넘어 호응을 얻는 힘이 되고 있다. 넥스트의 ‘Re-game’에는 채연 등 요즘 가수들이 참여했고, 장혜진은 ‘마주치지 말자’에서 기존의 발라드 대신 요즘 트렌드인 미디엄 템포의 R&B를 시도했다.

이적은 “1990년대는 음반시장 최고의 호황기로, 지금 활동하는 가수들은 모두 우리 세대의 음악을 듣고 자랐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연속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대간 음악적 교류가 좀처럼 없는 요즘, 이들이 가요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낸 이들의 음악은 20, 30대에게 단순한 음악을 넘어 이 세대들의 문화적 감수성의 뿌리가 됐다는 점에서, ‘1990 뮤지션의 역할론’도 제기된다. 강헌씨는 “10대의 감성에 맞춘 사랑 노래밖에 없는 요즘 가요계에서, 이들은 아이돌 가수가 할 수 없는 깊이 있는 성인음악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음악에서도 세대간 벽이 높고 노래에서 메시지를 찾기 힘든 요즘, ‘1990 뮤지션들’이 가요계의 어엿한 ‘좌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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