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이 길어지면서 거래대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거래대금의 감소는 적극적인 투자 대신 관망하는 세력이 많은 상황이라는 의미다. 증권업계에서는 거래대금이 증가 하지 않으면 상승 추세 전환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지만, 거래대금 수준이 바닥권에 임박한 만큼 조만간 거래대금이 반등하며 조정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을 더한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5,300억원에 달했으나 2월 6조5,200억원으로 급감했고, 이달 들어서는 17일까지 5조6,850억원으로 1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증시가 연일 활황세를 보였던 지난해 하반기 매달 1조원 정도씩 급증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코스피시장의 거래대금은 17일 2조7,469억원으로 추락하면서 지난해 10월31일 이후 처음으로 3조원을 하회한데 이어 20일 2조5,554억원, 21일 2조5,481억원(오후 3시 현재)으로 연일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이와 관련, “코스피 시장의 거래대금이 연일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나흘 연속 상승하고 있는 코스피지수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며 “거래가 줄고 있는 것은 그 만큼 상승동력이 부족하고 상승추세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최근 박스권의 상단부를 뚫기 위해서는 거래량 회복이 필수적”이라며 “차츰 거래대금 감소 현상이 막바지에 들어섰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거래대금의 절대적인 규모 뿐만 아니라 시장 규모 대비 거래대금의 비중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19일 기준 시가총액은 657조8,000억원으로 2004년 3월19일의 388조7,000억원에 비해 69% 증가한 반면, 시가총액대비 거래대금 비율은 0.39%로 2년 전의 0.56%보다 오히려 떨어진 상태다.
그는 그러나, 이 같은 거래대금 감소 추세가 조만간 마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3년간 시가총액대비 거래대금 비율의 최저치가 0.35~0.4% 수준에서 형성됐기 때문에 조만간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반등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승추세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 즉 거래의 증가가 수반될 필요가 있다”며 “현재와 같은 수준의 거래규모에서는 한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박스권을 돌파하기 어려운 만큼 거래 회복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도 “거래량이 바닥을 다져가면서 중립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미국 1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의 하향 안정세, 프로그램 매도차익 잔고 청산 가능성 등과 함께 증시 방향을 위로 돌려놓을 수 있는 긍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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