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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방송사 합작, 여의도와 충무로 '동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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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방송사 합작, 여의도와 충무로 '동거 시대'

입력
2006.03.2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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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6일 개봉하는 최강희, 박용우 주연의 HD(고화질)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은 MBC와 영화사 싸이더스FNH의 합작품이다. 두 회사는 또 이형선 PD가 메가폰을 잡은 HD영화 ‘천하명당 무도리’를 촬영중이다.

KBS의 자회사 KBS미디어는 알토미디어와 손잡고 ‘인간극장’에 소개돼 화제를 모은 천안 두부공장의 캐나다인 사위 트로이씨의 이야기 ‘복씨네 복 터졌네’를 영화로 제작한다. 김형진 PD가 감독을 맡고, 스태프도 ‘방송ㆍ영화 연합군’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지상파 방송사와 영화제작사 사이에 합작 붐이 일고 있다. 방송사들은 영화계의 기획력과 제작 노하우를 활용해 영화제작사로의 변신을 꿈꾸고, 영화사들도 방송제작 인프라ㆍ인력을 끌어안으며 한 단계 도약을 꾀하고 있다.

방송사가 방송 판권 확보를 위해 영화에 투자하고 방송사 PD가 영화감독으로 데뷔하는 등의 ‘잠깐 데이트 시대’를 지나, 여의도와 충무로가 영역을 넘어 공생하고 경쟁하는 본격적인 ‘동거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여의도ㆍ충무로 "함께 놀자"

영화제작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MBC. 1997년 ‘꽃을 든 남자’로 직접 영화 제작에 나섰다가 쓴 맛을 본 MBC는 싸이더스와 손잡고 재도전에 나섰다. MBC는 또 자회사 MBC프로덕션을 통해 ‘오래된 정원’(감독 임상수)을 단독 제작하며 충무로로의 ‘영토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2001년 ‘봄날은 간다’를 시작으로 ‘어린 신부’ ‘올드보이’ 등 18편의 영화에 투자해온 KBS미디어는 방송 콘텐츠의 ‘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에 초점을 둔다. ‘말아톤’ ‘꽃피는 봄이 오면’ 등 영화 소재의 보물 창고인 ‘인간극장’이 주 대상으로, ‘복씨네…’ 외에 ‘이 남자가 사는 법’ ‘두 여자’의 영화화도 검토 중이다.

김형진 PD는 “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도 시나리오 작업 중이고,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의 영화화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SBS는 CJ엔터테인먼트, 토일렛픽처스와 손잡고 지상파 TV와 극장에서 동시 개봉하는 4부작 HD공포영화 ‘어느날 갑자기-4주간의 공포’를 제작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TV와 극장은 물론, 인터넷까지 겨냥한 ‘멀티 윈도’ 전략으로도 주목을 끌고 있다.

이밖에 드라마 ‘장미와 콩나물’로 잘 알려진 PD 출신 안판석 감독이 차승원 주연의 영화 ‘국경의 남쪽’ 메가폰을 잡고, 한지승 감독이 27일 첫 방송하는 SBS 드라마 ‘연애시대’의 연출을 맡는 등 제작진의 인적 교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HD제작이 '동거 시대' 견인차

여의도와 충무로를 잇는 가교는 디지털 기술, 특히 HD 제작 시스템이다. 각각 베타방식 테이프와 필름으로 표현 방식을 달리했던 방송과 영화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제작방식을 공유해가고 있다.

영화사는 4, 5년 내에 도래할 본격 HD영화 시대에 대비해 HD제작에 앞서 있는 방송사의 경험이 필요하게 됐고, 방송사들도 질 높은 HD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화려한 영상미를 자랑하는 영화계의 노하우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기술의 공유는 곧 스태프의 공유로 이어진다. MBC와 두 편의 HD영화를 제작중인 싸이더스FNH의 윤석준 프로듀서는 “촬영과 조명은 MBC 하재영 촬영감독, 김근수 조명감독이 MBC의 장비를 동원해 맡고, 녹음과 편집은 영화쪽, 사운드와 컴퓨터그래픽은 MBC 인력을 활용한다”며 “제작비 폭등에 시달리는 한국영화에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거 시대' 순항할까

이제 막 발걸음을 뗀 여의도ㆍ충무로 ‘동거 시대’의 미래를 점치기는 이르다. 아직은 공동제작의 노하우를 축적하는 단계로, 투자 규모도 수십 억대에 달하는 기존 충무로 영화들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MBC 영화기획팀의 김화진 마케팅 팀장은 “현재로서는 방송과 영화 인력을 교류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데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사들이 노하우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영화제작에 나설 경우 ‘불안한 동거 시대’가 막을 내리고 치열한 경쟁 관계로 접어들 수도 있다. 김형진 PD는 “지금은 영화사와 손잡고 있지만 단독 제작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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