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에게도 병역 특례 혜택을 달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에 성공한 야구 대표팀이 병역을 면제 받자 한국 엘리트체육의 요람인 태릉선수촌이 술렁이고 있다.
펜싱 대표팀 김영호 코치는 “야구 대표팀이 국민에게 기쁨을 준 것은 기쁜 일이다. 하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선수에게도 병역혜택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격 대표팀 감독인 변경수 국가대표 코치협의회장은 “24일 40여 종목 국가대표 코치들을 긴급 소집해 세계선수권 입상자에 대한 병역 혜택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변경수 회장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묵묵히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 아마 종목 선수에게도 병역 혜택을 달라고 대한체육회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코치협의회는 병역 혜택의 형평성을 강조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도 WBC 4강이나 월드컵 16강 진출 못지 않게 국위를 선양한 것이라는 논리.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에게 주어졌던 병역 특례는 1990년 이후 폐지됐다.
정부가 지난 2002년 ‘월드컵 16강 진출시 병역을 면제한다’는 병역법 시행령 제49조 6항을 신설하자 당시 부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하던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 거부 파동을 일으켰다.
당시 국가대표 선수들은 세계선수권 우승자에게 병역 혜택을 달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가대표 코치는 “지난 5년간 세계선수권 우승자에 대한 병역 혜택을 요구해 왔지만 소 귀에 경읽기였다”면서 “야구 대표팀이 4강에 진출하자마자 일사천리로 병역을 면제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심리적 박탈감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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