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0일 새 총리로 유력하게 거론돼온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을 포함해 열린우리당 한명숙 의원 등 4~5배수 후보를 놓고 백지 상태에서 다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 "언론에 거명된 인사를 포함해 후보군을 넓혀 백지 상태에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며 "노 대통령은 주중에 큰 가닥을 잡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총리 인선 기준으로 국정의 안정적 운영, 정치적 중립성, 참여정부 정책방향 이해, 국회와의 의사소통, 행정 능력, 대국민 정서적 안정감 등을 꼽았다.
이 실장은 특히 "정치권이든 비정치권이든, 남자든 여자든 기준에 부합한 분이 있는지 숙고하고 있다"면서 "노 대통령은 정치인, 비정치인이라는 식으로 인선 기준을 밝힌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정치인 총리, 특히 여성 총리의 지명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런 맥락에서 여권 내에서는 여성 총리론이 급부상하고 있으며 적임자로 우리당 한명숙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김병준 실장을 비롯 우리당 문희상 의원도 주요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 의원은 여성ㆍ 환경부장관을 지내 국정 경험을 가진데다 야당과도 원만하며 정치적 색채도 진하지 않아 유력한 후보로 볼 수 있다"고 밝히고 "물론 김 실장도 여전히 유력한 카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 의원이 총리가 된다면 헌정 사상 첫 여성총리가 된다는 역사적 의미도 있다"면서 "김대중 정부 시절 장상 총리서리가 국회 인준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현 국회 구도에서는 한 의원의 인준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두 사람 외에도 우리당 문희상 의원, 전윤철 감사원장, 박봉흠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후보군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유력 후보로 거론돼온 김 실장과 전 감사원장에 대해 "두 사람은 대통령과 코드가 맞을 뿐 야당의 마음에 드는 총리감은 아니다"고 반발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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