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쏙 들지 않는다!”
한나라당은 20일 새 총리로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과 전윤철 감사원장 등이 거론되는데 대해 “코드 인사”라며 제동을 걸었다.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야당 마음에 쏙 드는 사람을 총리로 임명하겠다’는 약속을 깨고 두 사람 중에서 총리 임명을 강행할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거센 충돌이 있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나라당은 반대 이유로 “‘국민의 사람’이 아닌 ‘노무현의 사람’으로 야당 공격에 앞장서는 등 국민통합 차원에서 부적절하고, 정책적으로도 무능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재오 원내대표가 청와대 만찬 때 제시한 ‘정치적 중립성을 띤 인사’라는 조건에 맞지 않는 코드인사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언론에 보도된 수준에서 발 빠르게 반대하고 나선 것은 이 총리 파문을 계기로 정국 주도권을 계속 쥐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아울러 지방선거를 고려, 누구를 총리로 인선하든지 간에 정치쟁점화하겠다는 전략적 고려도 엿보인다. 그러나 대통령의 총리 인사까지 사전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이런 태도에 대해서는 과도한 개입이라는 비판도 있다.
한나라당은 김 실장에 대해 ‘경륜과 함량 미달’을, 전 원장은 ‘껄끄러운 대야 관계’를 문제 삼는 등 구체적 결격사유도 내놓았다.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김 실장이 제대로 이뤄낸 정책이 뭐가 있느냐”고 주장했다. 엄호성 전략기획본부장은 “청와대 참모라는 인연으로 총리를 임명한다면 ‘정말 노무현답다’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또 “전 원장은 ‘전 핏대’라는 별명에서 보듯이 성질이나 언행 면에서 ‘제2의 이해찬’이 될 것”이라고 인신공격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계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자신을 위한 총리가 아닌 국민을 위할 총리를 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민주 민노 국민중심당 등 다른 소수 야당들은 “찬반을 판단하기엔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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