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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고용법에 울고 웃는 佛 대선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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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고용법에 울고 웃는 佛 대선주자

입력
2006.03.2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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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최초고용계약법(CPEㆍ le Contrat Premire Embauche) 사태가 내년 5월 실시될 대선 예비 후보들에게는 어떤 득실을 가져올까.

CPE는 사용자가 26세 미만 근로자에 대해 입사 후 2년 안에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드 빌팽 총리가 노동의 유연성을 통한 만성적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올 1월 의욕적으로 내놓은 정책이다. 하지만 대학생, 노동계, 사회당과 공산당 등 야당의 거센 반발에 부딪치면서 역으로 그의 발목을 붙잡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난해 5월 취임 후 올 초 60% 가까이 치솟았던 그의 지지도는 최근 한 달 새 10% 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37%로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드 빌팽 총리는 발을 뺄 수 있는 시기를 사실상 놓친 상태다. 법안이 9일 의회까지 통과한데다 우파 성향의 집권 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인 그가 승부수로 CPE를 던졌기 때문에 이를 철회할 경우 대권 도전의 꿈은 무망하게 된다.

드 빌팽 총리는 20일까지 이 법안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노동계의 경고에 대해 “CPE를 일부 수정할 수는 있지만 철회할 수는 없다”며 “노동계가 총파업을 강행할 경우 법대로 강경 대처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반면 CPE 사태로 인해 UMP내에서 드 빌팽 총리의 라이벌인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은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사실 사르코지 장관은 줄곧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다 지난해 프랑스 소수민족 소요사태 때 과격한 강경발언 등으로 실점하면서 올 초 드 빌팽 총리에 밀렸다. 그는 이번 사태 초반 CPE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말을 최대한 아끼면서 측근을 통해 “총리가 너무 모험적인 측면이 있다”는 말로 여론의 추이를 살피고 있다.

이번 사태의 명백한 승자는 야당인 사회당이다. 당 내부의 이견을 완화시키면서 대선을 앞두고 ‘CPE 반대’란 한 목소리를 낼 황금 같은 기회를 맞게 된 것이다.

사회당의 강력한 대선 여성 후보인 세골렌 루아얄 의원과 그의 대선 후보 경쟁자이자 남편인 프랑수아 올랑드 당수에겐 CPE 사태가 최대의 호재인 셈이다. 현재 루아얄 의원이 남편 올랑드 당수보다 사회당내 지지도에서 앞서고 있는 상태다.

루아얄 의원과 올랑드 당수, 그리고 드 빌팽 총리는 프랑스 엘리트 양성소인 국립행정학교(ENA)의 동기생이란 인연도 갖고 있다. 한편 내년 대선후 물러날 자크 시라크 대통령도 양아들처럼 사랑했던 정치적 후계자인 드 빌팽 총리가 CPE 사태로 타격을 입으면서 함께 공격을 받고 있다. 정치 일선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던 시라크 대통령이 최근 드 빌팽 총리에게 하루 빨리 이번 사태를 해결토록 요구하고 있는 것도 이를 반영한 것이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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