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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전선, 영어면접 어떻게 뚫나/ 토익만으론 'NO' 회화능력 갖춰야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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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전선, 영어면접 어떻게 뚫나/ 토익만으론 'NO' 회화능력 갖춰야 'OK'

입력
2006.03.2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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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전쟁에서 영어면접의 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오랫동안 토익이나 토플 등 시험 성적표 만으로 신입사원의 영어능력을 평가해 온 기업들이 ‘성적표가 곧 실력은 아니다’는 사실을 절감하면서 갈수록 ‘실전 테스트’의 비중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추세와 대비책을 알아보자.

●토익 성적은 기본 자격일 뿐

삼성그룹은 최근 “올 하반기부터 최소한의 영어회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입사지원자는 다른 분야의 자격요건과 관계없이 모두 불합격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에 따라 토익 점수는 원서를 낼 수 있는 최소자격 요건으로만 평가하고 실제 회화능력은 면접에서 가린다는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입사 지원자의 성적을 분석해본 결과 토익 등 필기시험 성적은 우수해도 글로벌 업무에 필수인 회화능력까지 갖춘 인력층은 두텁지 못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은행도 2004년부터 응시자격 토익 점수를 800점 이상에서 700점 이상으로 낮추는 대신 영어 인터뷰를 통해 말하기와 듣기, 쓰기 능력을 종합 평가하고 있다.

올해부터 면접에 영어 프리젠테이션을 도입한 LG전자는 이공계는 600점 이상, 인문계는 700점 이상의 토익 점수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 역시 응시자격일 뿐이다. LG엔시스, 현대상선, 대우정보시스템은 토익 600∼700점을 요구하고 있지만 역시 당락의 큰 변수는 되지 못하고 있다.

CJ는 영어가 꼭 필요한 직무에 한정해 토익 성적을 참고자료로 삼고 있으며 팬택과 효성, GS리테일 등은 아예 입사 지원 때 토익 성적 제출 의무를 없앴다. 그만큼 실전 능력을 중시한다는 뜻이다.

외국과 거래가 많은 기업은 더욱 심하다. 르노삼성차는 회사의 모든 결재문서를 영어로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어, 영어면접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지원 동기에 대해 한국말로 물은 뒤 갑자기 영어로 “왜 자동차 업종을 택했느냐”고 묻는 식이다. GM대우차도 면접 과정에 영어 면접을 포함하고 있다.

만도의 경우 서류전형을 통과한 사람을 대상으로 1차 면접에서 전공실무와 영어 인터뷰를 본다. 최근 세계적 자동차 업체와 납품계약을 해, 채용할 때 영어구사 능력을 더욱 중시하고 있다.

로레알코리아도 영어 그룹토론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6~7명이 한조를 이뤄 40분간 영어로 토론하는 방식이다. 면접 주제는 시사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혼전 동거문제, 트렌스젠더 등과 같이 일상적인 내용에 대한 의견을 나누도록 한다. 이를 통해 영어 실력, 의사소통능력, 리더십, 논리력 등을 평가한다.

공무원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부터 7ㆍ9급 행정직 신규채용에 영어면접을 실시해 온 서울시는 올해 에는 이를 기술직과 연구지도직까지 확대할 지 검토중이다.

●영어 토론 어떻게 준비할까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www.incruiut.com)에 따르면 이제 영어로 자기소개를 하는 정도의 영어면접은 거의 없다. 영어로 주어진 주제를 풀어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은 물론, 시사적인 주제를 주고 집단토론 면접을 보는 기업도 있다. 외국인 면접관을 여러명 배치해 지원자의 답변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묻는 심층 면접을 실시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알고자 하는 것은 ‘영어로 의사 소통이 가능한가’이다. 다시 말해 질문을 잘 이해하고 어떻게 답하는 지 평가하는 것이다. 때문에 지나치게 복잡하고 수준 높은 문장보다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표현이 중요하다.

또 영어로 묻고 답하지만 그 속에서 일반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력, 발표력, 논리력, 표현력, 전문지식 수준 등을 동시에 평가한다. 일부 기업은 심지어 우리 말로 질문하고 영어로 답하게 한다. 영어 질문 속에 담긴 관련 용어와 표현을 그대로 쓰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일반 회화 외에도 지원한 기업의 전문분야 용어는 미리 알아둬야 한다.

단, 면접관들이 지원자의 영어 능력만을 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간혹 일부 지원자들은 영어면접에서는 영어만 잘하면 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영어를 잘 못하는 옆 사람을 보며 ‘그것도 못하느냐’는 식의 우월감을 드러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상대방의 답변을 경청하고 있는지, 예의가 있는 사람인지 등 면접에 임하는 자세도 영어 못지 않은 평가 항목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영어에 자신이 없다고 해서 목소리를 작게 한다든지, 우물쭈물 하는 것도 금물이다. 자신이 답할 수 있는 범위에서 소신껏 답변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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