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무용자료관 ‘연낙재’(硏駱齋)가 21일 문을 연다. 무용평론가인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뒷골목 5층 건물 2개 층에 공간을 마련해 운영한다.
연낙재는 이달로 창간 30주년을 맞은 무용 전문지 월간 ‘춤’이 기증한 자료 약 60만점으로 출발한다. ‘춤’지가 그동안 발굴ㆍ수집한 춤 관련 국내외 서적과 정기 간행물, 공연 포스터, 프로그램, 사진과 영상 자료를 망라하고 있다.
일제시대 무용가 최승희의 ‘나의 자서전’(1937), 신무용 초창기 조택원의 자서전 ‘가사호접’(1976), 박외선이 쓴 우리나라 최초의 무용이론서 ‘무용개론’(1964), 최초의 무용학위 논문과 각종 춤 잡지, 학회와 단체 소식지 창간호 등 희귀자료가 포함돼 있다.
“지난해 여름 ‘춤’지 발행인 조동화 선생과 대화하던 중 ‘평생 모은 자료들을 물려줘야 하는데’ 하고 걱정하시는 말씀을 듣고 주십사 했지요. 무용사 연구자로서 평소 역사적 자료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귀한 자료들을 받고 나니 참 영광이다 싶으면서도 큰 일이다 싶어요. 제대로 활용될 수 있게 하려면 할 일이 태산이니까요. 정리하고 분류하는 데만도 몇 년은 걸릴 것 같습니다. 개인이 이런 자료들을 모은 게 기적 같아요. 선생이 아니었다면, 우리 무용사가 더욱 불모지로 남지 않았을까요.”
연낙재는 춤 자료를 좀더 전문적이고도 체계적으로 수집ㆍ보존하고 연구하기 위해 ‘한국춤기록보존연구소’를 운영하는 한편 무용 관련 전시와 세미나, 춤 관련 인문 강좌, 문화포럼 등을 꾸준히 마련해 이 공간이 새로운 담론의 산실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개관 기념으로 ‘신무용의 기원과 의미’ (25일 오후 2시), ‘춤의 기록과 보존’(4월 7일 오후 4시)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02)741-2808
글ㆍ사진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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