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강한 권력을 가진 여성’으로 불리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16일 호주에서 열린 대학 강연에서 “나를 강하게 만든 것은 어린 시절 겪은 인종차별의 경험”이라고 털어놓았다.
라이스 장관은 시드니대 음대 강당에서 30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미국 남부에서 보낸 유년시절을 회고하며 “우리 가족은 식당에 갈 수도 없었고 호텔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며 “흑인과 백인 학생이 다른 교실에서 공부하는 학교에 다닌 탓에 덴버로 이사해 고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백인 급우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인종차별주의를 내세운 KKK단과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교회를 공격할 정도여서, 미국의 민주주의를 믿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었다”며 “지금 내가 흑인 국무장관으로 이 자리에 선 것은 30~4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강연은 일부 학생들이 “당신의 손에 묻은 이라크인들의 피는 결코 씻기지 않을 것”이라고 고함을 쳐 중단되는가 하면, 강연장 밖에서 40여명의 반전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해 5명이 체포되는 등 소동도 벌어졌다. 라이스 장관은 강연 후 질의응답에서도 관타나모 수용소 문제 등에 대한 학생들의 힐난 섞인 질문 공세에 시달렸다.
전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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