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판사가 수배 중인 브로커 윤상림씨와 2차례 이상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났다. 판사는 체포영장 발부 여부 등 검찰의 수사 진행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법관의 윤리문제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6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김경수 부장검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0일 검찰이 윤씨를 김포공항에서 체포할 때 서울지역 법원의 이모 부장판사가 현장에 있었다. 윤씨와 함께 제주에서 이틀간 골프를 치고 올라오는 길이었다.
이 부장판사는 그로부터 1주일 전인 11월13일에도 경기 안성의 골프장에서 윤씨와 골프를 쳤다. 골프 모임에서 윤씨가 “내가 아는 벤처기업에 투자하면 2~3배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제안하자 이 부장판사는 이튿날 윤씨에게 5,000만원을 건네주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윤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지명 수배한 상태였다. 검찰은 “이 부장판사는 오랫동안 윤씨와 친했던 것 같다. 윤씨와 골프를 친 횟수도 10차례를 넘는다”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윤씨 사건이 불거지자 올 2월 정기 법관 인사에서 스스로 사임하고 변호사로 개업했다.
검찰은 윤씨가 체포되던 날 이 부장판사 외에 다른 공직자 1명이 윤씨와 골프를 함께 친 것으로 확인했지만 범죄와 관련 없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 부장판사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사실(사기) 등 윤씨의 혐의 5건을 추가 기소했다.
윤씨는 지난해 8월 경기 광주 오포지역 개발 비리와 관련, 대검 중수부의 수사를 받고 있던 포스코건설에 “검찰 고위간부에게 부탁했으니 잘 될 것이다”라고 말한 뒤 송도 신도시의 200억원대 하도급 공사를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윤씨가 전북경찰청에 수사를 청탁한 대가로 부동산업자 이모씨에게서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포함됐다. 검찰의 공소장에는 윤씨가 임재식 당시 전북경찰청장(현 서울경찰청 차장)에게 전화해 “경찰총수가 되도록 내가 밀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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