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공사를 재개토록 한 대법원 판결에 대한 환경단체의 반발은 예견된 일이었다.
집회와 시위 등 대국민 설득에 그치지 않고 정부를 상대로 소송까지 하며 공사를 막으려 했던 환경단체가 순순히 물러나리라고는 아무도 기대치 않았다.
환경단체는 이날 대법원의 판결 후 기자회견을 갖고 “바다를 막는 것은 환경 재앙을 부를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갯벌을 지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저녁에는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대법원 판결을 규탄했다. 또 19일에는 새만금 방조제 앞 현장에서 새만금 갯벌 살리기 첫 장외투쟁인 ‘새만금의 봄’ 집회를 열기로 했다.
그러나 환경단체가 새만금 현장 집회를 오래 이어가지는 않을 것 같다. 대법원의 최종적인 판결이 나온 이상 “더 이상의 국론 분열, 국력 낭비는 안 된다”는 국민 여론이 크게 힘을 얻을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는 대신 법적 수단까지 동원해서라도 새만금 간척지가 환경친화적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하는 ‘친환경개발 투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200여개 환경ㆍ사회단체로 구성된 ‘새만금 화해와 상생을 위한 국민회의’는 “부당하고 정의롭지 못한 새만금 간척사업을 진행한 노무현 정부에 대해 역사적 책임과 죄를 묻기 위한 다양하고 강력한 활동을 펼치고 갯벌보존운동을 계속 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대법원이 과거 군사독재 시절 정략적으로 추진된 예산낭비, 국토파괴 사업을 합리적으로 제어하지 못한 것은 사법부조차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탓”이라고 비난했다. 환경련은 또 “대법원의 판결이 새만금 사업에 대한 역사적 정당성을 부여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환경련은 특히 “정부의 새만금 사업과정에서 발생할 환경파괴 행위에 대해서는 소송 등 법적 대응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토지이용, 용도변경 과정에서 갯벌보존을 위한 각종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환경단체의 대응과는 별개로 새만금 사업에 국민적 관심이 워낙 큰 만큼 ‘제2의 지율 스님’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새만금 방조제에서 공사 재개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벌였던 도올 김용옥은 “오늘 새만금이 막히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는데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한 사람으로서 매우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송두영 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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