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아파트는 안돼.’
서울 강남권의 대표적인 중층 재건축 단지라는 상징성을 가진 잠실주공5단지가 ‘튀는’ 행보 때문에 사사건건 사업추진에 발목을 잡혀온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2롯데월드 건립과 상업용지 변경설 등을 쏟아내며 톡톡 튀는 호재로 연초 대비 2억원이나 오른 잠실주공5단지는 주변 집값 폭등을 부추길 우려가 큰 만큼 안전진단 통과는 물론 전반적인 사업추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송파구청이 잠실주공5단지에 대한 예비안전진단을 통과시키지 않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란 분석이 있다.
물론 언제든지 예비안전진단을 다시 신청할 수 있고 그 결과도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재건축 사업이 완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자체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칼을 빼든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만큼 사업추진이 녹록치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은마의 경우 성급한 안전진단 추진과 재건축 가격이 폭등하면서 서울시와 중앙정부의 눈 밖에 나자 사업 진척이 오히려 크게 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관할 강남구청도 2004년 12월 3번째 예비안전진단 평가를 했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유보한 상태다. 같은 중층 재건축 단지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송파구 송파동 반도(750가구)와 풍납동 우성(495가구) 등이 최근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이번 잠실5단지 결과는 지난달 건설교통부의 안전진단 강화방침 이후 나온 것이어서 정부의 정책 기조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한 구청 관계자는 “잠실주공5단지는 은마와 함께 강남 중층 재건축의 상징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정부와 시장이 모두 주목하고 있어 상업용지 변경이나 안전진단 통과가 쉽진 않을 것”이라며 “다른 단지에서는 될 것도 ‘튀는’ 단지에서는 안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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