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포트월드(DPW)의 미국 항만인수 무산에 대한 ‘오일머니’의 보복이 시작됐다.
중동 산유국들이 달러화 자산을 유로화로 전환하는 한편 해외 투자자금 회수 방침을 밝히는 등 달러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태도를 ‘차별’이라고 규정한 뒤 원유 정제 시설 등 해외에 투자한 석유 자금을 회수할 뜻을 밝혔다.
하마드 사우드 알 사이와리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 총재는 이 통신과의 회견에서 “미국의 태도는 보호주의인가 아니면 차별인가”라고 되물은 뒤 “미국 기업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살 수 있지만 다른 나라 기업이 미국 기업을 사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그는 특히 “달러 대신 유료와 엔 시장 등 떠오르는 시장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술탄 빈 나세르 알 수와이디 UAE 중앙은행 총재도 “미국의 태도는 국제교역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이라며 UAE 외환보유액의 10%를 달러화 자산에서 유로화 자산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UAE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기준 230억 달러로, 지금까지는 유로화 투자 비중을 5%로 책정해 왔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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