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연구진이 또 다시 태양계 밖 행성을 찾아냈다.
국제 공동 ‘중력렌즈 행성탐사 프로젝트(micro-FUN)’에 참여하는 충북대 물리학과 한정호 교수, 한국천문연구원 박병곤 박사, 오하이오주립대 안덕근 대학원생은 궁수자리 방향 은하 중심부에서 해왕성급 행성을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지구의 12배 크기인 이 행성은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 행성 170여개 중 4번째로 작다. 외계 행성은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과학자들에게는 큰 관심의 대상이다.
이번에 발견된 행성은 태양계에서 2만광년 떨어져 태양의 0.45배 만한 별 주위를 지구-태양 거리의 2.5배의 공전궤도로 돌고 있다. 이처럼 멀리서 빛도 없는 행성을 발견한 것은 중력렌즈 현상 덕분이다.
중력렌즈란 별 앞을 다른 별이 지날 때 앞 별의 중력에 의해 빛이 모여 별의 밝기가 변하는 현상. 중력이 렌즈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앞 별에 행성이 있으면 행성 중력의 영향으로 밝기의 변화가 불연속적이 되는데, 이를 통해 행성을 간접 관측한다.
한 교수와 박 박사팀은 지난해에도 같은 방법으로 목성 크기의 외계 행성을 찾아냈다. 이번 행성은 그 20분의 1, 관측할 수 있는 시간도 2~3시간에 불과하다. 실제 한국 연구팀은 성과를 놓칠 뻔했다.
관측 대상이 지목됐지만 악천후로 모든 가용 망원경이 무용지물이었던 것. 긴급 연락이 닿은 것이 미국 애리조나의 어느 망원경 앞에 있던 안덕근씨였다. 한 교수는 “관측에 매우 능숙한 안씨는 3시간동안 30장정도 찍을 것이라는 예상을 뛰어넘어 1,000장의 사진을 찍어냈다”고 혀를 내둘렀다.
연구팀은 앞으로 보다 작은 지구급 행성찾기에 나설 계획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칠레, 뉴질랜드에 지름 2㎙급 망원경을 설치, 은하 중심부를 24시간 관측하는 ‘지구 사냥 프로젝트’(가칭)가 그것이다.
박 박사는 “알려진 외계 행성 중 가장 지구에 가까운 것이 지구의 5.5배 크기였다”며 “외계 생명체가 살만한 지구 크기의 행성을 찾는 것이 관심사”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관련 논문을 권위 있는 학술지인 천체물리학회지(Astrophysical Journal)에 제출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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