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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삼형제의 동심 詩集속에 오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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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삼형제의 동심 詩集속에 오롯이…

입력
2006.03.16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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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에 사는 양준영(17ㆍ한영고1) 창열(15ㆍ여도중2) 재혁(14ㆍ여도중1) 형제는 요즘 시를 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신학기철이라 어느 때보다 바쁘지만 지난달 말 삼형제 이름으로 발간한 시집 ‘즐거운 삼형제(아동문예)’만 보면 금세 시상(詩想)에 젖어든다.

이 시집은 ‘그 날의 실수(준영편)’와 ‘나는 내가 좋아(창열편)’, ‘소중한 사람(재혁편)’ 등 3부로 구성돼 삼형제의 습작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삼형제가 그동안 습작한 작품 가운데 각자 다듬은 시 20편 씩이 삽화와 함께 실려 있다.

준영군 삼형제가 시 습작을 시작한 것은 2002년 초.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어머니 문종숙(42)씨의 격려 덕분이었다. 문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광주대 문예창작과 이성자 교수에게 아이들의 글쓰기 지도를 부탁했다.

처음엔 원고지 쓰는 법도 몰랐던 삼형제가 낯선 글쓰기에 재미를 붙이기란 그리 쉽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글쓰기는 이내 즐거움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삼형제의 습작 노트와 펜은 형제간 우애를 두텁게 해주는 연결고리로 변했고, 학업부담 등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특효약이었다.

서로 시상과 글쓰기 소재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일상이 된 삼형제가 4년간 습작한 작품은 줄잡아 200여 편. 문씨는 아이들의 성장과정이 담긴 이 작품을 그냥 버릴 수가 없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작품집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선물해 주기로 했다.

문씨는 “수많은 습작이 아이들의 인격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해지고 생명의 소중함을 배워가는 것 같아 무척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이들 삼형제의 작품에는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람인 것처럼 표현하는 의인법이 많이 쓰인다. 특히 막내 재혁군의 작품 속에는 동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재혁군은 “책도 많이 읽게 되고 사물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며 “형들과 함께 쓴 시를 책으로 엮어 놓으니 시인이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문씨는 “그동안 몰랐던 아이들의 세계, 한없이 맑고 소박한 동심을 읽을 수 있었다”면서 “커서도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수=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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