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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살자던 그, 울리고 떠나다/ 눈발속 김형곤씨 영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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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살자던 그, 울리고 떠나다/ 눈발속 김형곤씨 영결식

입력
2006.03.16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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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웃다가 잠들게 해야 한다.”

26년간 지켜온 ‘웃음 철학’이 담긴 글을 남긴 뒤 11일 갑자기 숨진 고 김형곤씨가 13일 함께 울고 웃던 세상과 영결했다.

눈발을 동반한 꽃샘 추위가 닥친 이날 오전 7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대한민국 희극인장으로 치러진 영결식에는 유족과 선ㆍ후배 코미디언, 이인제 의원 등 각계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해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절친한 친구였던 코미디언 김한국씨는 “친구야, 한 방에서 같이 자며 아이디어 짜던 것 생각나냐. 뭐가 급하다고 이렇게 가느냐”며 오열했고, 후배 박준형씨는 “선배님의 이름을 가슴에 새기고 부끄러움 없는 코미디언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영결식에서 ‘탱자 가라사대’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등 풍자 코미디의 새 장을 열었던 고인의 작품들이 5분여 동안 상영되자 참석자들은 ‘뼈 있는 웃음’을 전하려 애쓴 고인의 삶을 기리는 모습이었다.

위패를 가슴에 안은 아들 도헌(13)군과 영정을 든 김한국씨가 이끄는 운구행렬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와 MBC를 거쳐 강남성모병원으로 향했다. 유족은 고인의 생전 약속대로 시신을 가톨릭대 의대에 기증한 뒤 영정과 유품을 경기 고양시 청아공원에 안치했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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