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장이 지청장 시절 브로커 윤상림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12일 확인됐다.
윤씨 사건과 관련해 현직 검찰 간부는 물론 유력 인사가 윤씨에게서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기는 처음이다. 특히 이 간부는 윤씨에게 건설공사 하도급 계약을 주선해준 대가로 2억원을 건넨 H건설 대표 이모씨의 처남이어서 자금의 성격을 둘러싸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김경수 부장검사)는 최근 윤씨가 사용한 100만원짜리 수표의 계좌추적 과정에서 2002년 윤씨가 사용한 100만원 수표 1장이 당시 평택지청장으로 근무하던 황희철 법무부 정책홍보실장(검사장)에게 흘러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황실장은 평택지청장 근무 시절 윤씨와 만나 술자리를 갖기도 했다. 황 실장은 올 초 서울중앙지검 1차장에서 검사장급으로 승진했다.
황 실장은 수사팀에 “지청장 시절 윤씨를 한 두 차례 만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100만원 수표는 윤씨와 관련이 있는 친척으로부터 받은 돈의 일부로서 윤씨 돈이 섞여 들어왔을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H건설 대표인 이 친척은 황 실장의 매제로 2004년 포스코건설의 부산 망미동 아파트 하도급 공사를 수주하도록 해준 대가로 윤씨에게 2억원을 건넨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윤씨는 포스코건설의 산재 사고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하도급 공사를 H건설에 주도록 압력을 넣었다.
하지만 윤씨는 “직원들과 연말 회식이나 하라고 준 돈”이라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사건청탁 명목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정확한 돈 전달 경위와 청탁 여부를 조사중이다.
그러나 사건청탁 여부와 관계없이 현직 지청장이 법조브로커와 술자리를 갖고 금품까지 받은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현행 공무원행동강령에 따르면 공무원은 직무 관련자로부터 1회 3만원 이내의 선물과 식사 접대 등만 받을 수 있도록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검찰은 윤씨가 발행한 100만원권 수표의 추적과정에서 황 실장 외에도 유력 인사들이 윤씨의 돈을 받은 정황을 상당수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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