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존자원이 제한된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 불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은 참으로 신기하면서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국내적으로 갈등과 혼란이 끊이지 않고 있으나 우리가 세계경제에서 무시할 수 없는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IT한국 쫓아오는 중국과 인도
이러한 성공은 한 세대 전에 우리 선배들이 혜안을 갖고 반도체를 위시하여 IT 신천지에 집중 투자한 결실이다. 반도체, 휴대전화, 박막스크린 등에서의 경쟁우위를 갖지 못했다면 우리의 현재는 어떠했을까. 3,800만 휴대전화 가입자들이 노키아와 모토롤라 제품을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면, 디지털 가전제품을 전량 수입해서 사용해야 했다면 우리의 경제는 물론 국가의 위상은 어디에 있었을까?
그러나 한국의 IT 강국으로서의 위상은 안정적이지만은 않다. 기술적으로 앞서가는 미국과 일본, 숨가쁘게 추격해 오는 중국과 인도의 틈바구니에서 현상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 미래를 위한 새로운 신천지를 개척해야 할 시점이다.
이제 ‘모바일 신천지’를 개척해야 한다. 한 세대 전에 미국에서 주요 화두는 유선망국가(wired nation)의 건설이었다. 국가의 모든 구성원이 유선망으로 연결된 사회를 꿈꾸며 이것이 이루어지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제 영역에서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올 것으로 희망했다.
초고속통신망 가입자가 1,200만을 넘은 우리나라는 유선망사회를 이룬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이제 우리 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 단계인 무선망국가(wireless nation)를 건설할 것을 제창한다.
사회활동을 하는 성인 대다수가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는 이미 무선망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휴대전화로 통신을 하는 것은 무선망사회 도래의 전주곡 정도에 불과하다. 작년에 세계 최초로 소개된 DMB와 올해 시작될 와이브로 서비스가 블루투스, 신체부착용 컴퓨터, 안경형 모니터, RFID 등과 결합하면 모바일 미디어의 응용 가능성은 무한하게 펼쳐질 것이다.
●세계 최초 무선망국가 선도를
약 10년 후면 모바일 미디어가 우리 생활에 있어서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할 것이다. 휴대용 단말기가 주가 되어 정보를 수신하고 가정의 고도화된 디스플레이에 연결하여 이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가정은 개인이 일상 중에 방문하여 미디어를 이용하는 한 장소에 불과하게 된다.
세계 초유의 무선망국가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망의 고도화뿐만 아니라 열린 망에 유용한 콘텐츠가 자유롭게 흐르도록 하여야 한다. 우선 우리 사회에서 정보와 오락의 근간을 제공하는 지상파 방송이 DMB와 새로운 무선망을 통해서 국민 전체에게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막힌 곳은 뚫고 열린 곳에는 자양분이 흐르도록 하는 것이 모바일 신천지를 개척하는 지름길이다.
최양수ㆍ연세대 영상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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