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유력 서울시장 후보인 맹형규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 사이에 한바탕 격돌이 일 뻔했다. 맹 전 의원측에서 홍 의원을 원색 비난하는 유인물을 배포했고, 홍 의원이 발끈했기 때문이다.
맹 전 의원이 “본의가 아니었다”며 직접 사과 회견을 해 전면전으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경선 레이스가 정상 궤도를 이탈하고 있는 조짐이 아니냐는 지적을 낳았다.
홍 의원은 12일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허위사실을 날조해 경쟁자를 비방하는 것은 뒷골목 불량배들이나 하는 일”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문제는 7일 맹 전 의원이 여의도 사무실에서 지지 당원 70여명을 모아놓고 시장후보 홍보단 발대식을 가지면서 돌린 유인물 내용이었다.
유인물에는 ▦뜻대로 안되면 당을 버릴 사람 ▦한나라당의 노무현 같은 사람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 ▦대선승리를 위한 희생보다 자기 인기를 우선할 사람 ▦강금실과의 대결에서 이길 수 없는 사람 등 ‘홍 의원이 후보가 돼서는 안 되는 5가지 이유’가 언급돼 있다. 여기에 ‘집이 3채이고 골프회원권도 3개, 한나라당 의원 중 종부세 납부 1위’라는 주장도 곁들여졌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지역구를 동대문구로 옮기는 바람에 이전 집을 전세로 놓고 현재의 아파트를 산 것”이라며 “골프회원권도 한 개뿐이고 종부세 납부 1위 주장은 전혀 터무니 없다”고 펄쩍 뛰었다.
그러자 맹 전 의원은 부랴부랴 회견을 갖고 “실무자가 작성한 문건이어서 나는 몰랐지만,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을 정도로 잘못됐다”며 “홍 의원에게 사과 전화를 했으며 관련 책임자를 캠프에서 내보냈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홍 의원은 “맹 전 의원 내외가 참석한 자리에서 유인물이 배포되고 교육이 진행됐는데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중앙당의 엄중조치를 요구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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