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어수선한 분위기 가운데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사회 교과서의 진도가 벌써 삼국통일까지 마친 곳도 있다고 한다. 듣는 순간,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꼈다. ‘아니, 벌써~’, ‘그렇게 빨리……’, ‘뭘 어떻게 배웠을까?’ 등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결국 또 학부모들 몫이 되었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분들의 짐을 조금은 덜어주기 위해 한국사에 대한 책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 안내하고자 한다.
사회 교과서 훑어보기
자녀들에게 우리 나라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고 싶은 부모님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함께 사회 교과서에 어떤 내용이 실려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역사책 읽히기도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교과서에 실린 내용을 먼저 파악해야 하고, 교과서의 내용을 파악하고 나면 ‘어떤 역사책을 골라주어야 할까?’ 하는 문제를 해결할 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때 아이가 혼자 찾아보게 한다거나, 사교육에만 맡기지 말고 아이와 함께 사회 교과서를 함께 훑어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단원 구성과 목차를 읽어보고, 각 단원들은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교과서에서 강조하고 있는 학습방법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메모하면서 정리해 보자.
무엇이, 어떻게 실려 있나?
우리 나라의 역사에 대해 배우게 되는 제 7차 사회과 6학년 1학기 『사회』교과서는 3개의 대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3학년~5학년 사회에 대해서는 2005년 11월 21일자 [공부야 놀자] ‘우리 아이 역사책 읽기 어떻게’ 참고)
<우리 민족과 국가의 성립> 이라는 첫 번째 대단원에는 “하나로 뭉친 겨레”, “민족을 다시 통일한 고려”, “유교를 정치의 근본으로 삼은 조선”이라는 주제의 중단원(3개)이 있다. 그중 “하나로 뭉친 겨레”에서는 고조선․고조선에 뒤이어 일어난 나라들․고구려․백제․신라․가야의 건국과 발전과정, 신라의 삼국통일과 발해에 대해 다루고 있다. 우리>
<근대 사회로 가는 길> 이라는 두 번째 대단원은 “새로운 사회로의 움직임”(조선 후기 사회의 변화), “외세의 침략과 우리 민족의 대응”(고종 이후 개화기를 다룸)이라는 주제의 중단원(2개), <대한 민국의 발전> 이라는 세 번째 대단원은 “나라를 되찾기 위한 노력”(일제로부터 나라를 지키려고 애쓴 인물과 사건들을 다룸), “대한 민국의 수립과 발전”(정부 수립에서부터 1990년대 외환 위기까지)이라는 주제의 중단원(2개)으로 나누어 구성하고 있다. 또한 그 단원에서 배울 중단원에 관한 사진과 그림, 연표, ‘알아봅시다’라는 글이 제시되어 있다. 대한> 근대>
중단원 밑에 소단원 안에는 각 차시에서 학습할 활동 제시와 함께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고 탐구하는 내용의 본문과 함께 사진, 그림과 지도, 도표 및 캐릭터의 말주머니 등이 실려 있어 내용의 이해를 돕고 있다.
또한 각 차시마다 보충학습과 여러 가지 활동 방법을 도입한 탐구활동이 실려 있다. 학습자의 관심이나 흥미에 따라 선택하여 복습해보는 ‘선택학습’이 실려 있고, 하나의 대단원이 끝날 때는 각 단원마다 단원정리학습으로 공통활동 ‘무엇을 배웠나요?’와 흥미도를 고려한 보총․심화 학습 ‘재미있어요!’, ‘우리 힘으로 해결해요’가 설정되어 있다.
문제점을 찾아라
교과서를 분석해보면 전체적으로 자기주도적 학습을 지향하는 측면의 단원 구성이고, 단원의 흐름이 자연스러운 시대의식을 느낄 수 있도록 했고, 학생들의 생활 경험과 밀접하게 관련되고 지적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탐구심을 신장시킬 수 있는 좀 더 구체적이고 자세한 방식(의문형, 서술형, 대조형 등)을 사용하여 제목을 진술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초등학교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시켜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편성했고 적극적인 활동 중심 형태로 수업이 이루어지도록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교과서에 안내되어 있는 대로 학습할 수만 있다면 역사교육의 목표인 역사적 사고력을 기르는데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교과 과정이나 현장에서의 교수-학습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나는 것도 사실이다. 첫째, 3월부터 7월까지 한 학기 내에 학습하기엔 분량이 많다. 둘째, 전체적으로 나열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셋째, 교사의 학습 방법에 따라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지를 이해하기도 전에 외울 것이 많은 복잡한 과목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넷째,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누락(예: 고려의 무신정변, 조선의 계유정난 등)시킴으로써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점 등 여러 가지 문제점 등을 발견할 수 있다.
위와 같은 문제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중․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역사에 대해 흥미롭게 접근하기는 어려워지기 때문에 아직 역사의식이 발달하고 있는 단계일 때 부모들이 도와주는 것이 좋다.
서점을 향해 앞으로
교과서 훑어보기가 끝났다면 주말에 자녀와 함께 서점나들이를 하라. 서점에 가보면 깜짝 놀랄 만큼 무수히 많은 역사책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 책들 앞에 서보면 왜 교과서를 먼저 파악하라고 권했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앞에서 분석한 자료를 기준으로 재미있으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은 역사책을 고르면 된다. 대신 책을 고를 때는 한 종류만 고르는 것보다는 같은 시대를 다룬 책으로써 역사에 등장하는 각 나라의 왕조를 중심으로 서술된 책(예: ○○왕조 ○백년 종류)과 전체적인 흐름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주제(사건이나 인물 포함)를 중심으로 서술한 책(예: 한국사 이야기 1~3, 한국사 따라잡기 1~3, 한국사 편지 1~5 등)을 함께 골라 오는 것이 더 좋다.
아빠와 함께 즐거운 역사책 읽기
역사책 읽기 시간이 즐거워질 뿐 아니라 역사적 사고력(연대기 파악력→역사적 탐구력→역사적 상상력→역사적 판단력)을 기르는데 더욱 효과적으로 접근하고 싶다면 읽기에도 함께 동참하라. 그리고 나서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 자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눠라. 일방적으로 부모가 알고 있는 사실이나 역사적 사실에 대한 부모의 관점을 강조하지 말고 각 시대의 특징을 이해하면서 서로 다른 명분이나 입장, 그리고 생각들도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특히 지금의 우리 시대의 관점보다도 그 당시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먼저 생각하게 하자.
사회과에서 다루는 내용에 대해서는 대개 어머니들보다는 아버지들이 더 관심을 갖고 있거나 배경지식이 풍부한 경우가 많다. 하여 함께 골라온 역사책을 아버지와 함께 읽는다면 학습적인 효과뿐 아니라 가족간의 유대감 형성에도 매우 바람직하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가 있다.
*정미선 선생님의 ‘독서교육’ 칼럼 연재를 이번 호를 끝으로 마칩니다. 1년여동안 수고해주신 정 선생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정미선ㆍ한우리 독서문화운동본부 독서지도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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