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중학교 1학년 딸과 초등학교 4학년 짜리 아들을 둔 40대 후반의 가정 주부입니다. 요즘은 아이들에게 입시 공부뿐 만 아니라 금융 관련 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A. 로또 복권에 당첨된 사람 가운데 상당수가 오히려 당첨 전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또 부와 권력, 명예를 가진 사회 지도층 가운데도 돈과 관련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자라면서 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또 돈을 제대로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돈은 버는 것도 어렵지만 번 돈이나 가진 돈을 잘 관리 하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그런데 아직 우리나라 교과과정에서는 돈 관리와 관련한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이를 핑계로 아이들은 그냥 놓아두지 말고 부모가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교육부터 출발한다면 어렵지 않게 아이들에게 돈을 좀 더 이해하고 잘 관리하는 방법을 자연스레 알려줄 수 있습니다.
먼저 부모부터 돈에 대해 되도록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기 바랍니다. ‘돈독이 올랐다’든지 ‘부자들은 모두 부정하게 돈을 벌었다’는 식의 생각이 부모님 마음 속에 있다면 은연중에 아이들도 돈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됩니다. 돈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순간 돈을 버는 것은 물론이고 돈 관리도 제대로 안 되는 것이 사실 입니다.
다음으로 집안의 재산현황에 대해 아이들도 어느 정도 인식할 수 있게 공개하는 것이 필요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예전의 부모님들보다 좀더 현실적인 면이 많습니다. 아버지 수입이 얼마이고 그리고 그 중에서 교육비 등으로 자녀들을 위해 얼마나 사용되는 지를 자녀들하고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용돈은 무언가에 대한 대가로 주는 게 좋습니다. 일방적으로 부모 편한 대로 용돈을 주지 말고 자녀들과 상의해 어떤 일로 얼마가 필요한지를 정하고 정기적으로 용돈을 줄 때는 자녀가 집안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한 뒤 그 대가로 용돈을 줍니다. 방 청소나 동생에게 공부시켜 주기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컴퓨터 등 큰 물건을 사줄 때에도 아이들이 이를 얻기 위해 무언가를 희생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것을 용돈이나 선물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게 해 주는 것입니다.
가정 밖에서는 금융기관 이용을 일찍 체험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아이들과 함께 은행에 가서 통장을 개설합니다. 이왕이면 2개를 개설해 하나는 용돈을 주는 통장으로 쓰고 또 하나는 아이들의 등록금, 급식비, 학원비 등이 인출되는 통장으로 만듭시다.
통장을 통해 용돈을 주면서 아이들 스스로 용돈을 슬기롭게 잘 쓸 수 있도록 지도해 줍니다. 자녀들에게 들어가는 교육비 지출 규모를 통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증권회사에서 가서 증권 계좌를 개설해 줍시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회사들 주식을 1주씩 삽시다. 금융교육, 경제교육을 말로 하기 보다는 아이들 스스로가 느끼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아이 스스로가 삼성전자의 주주가 되었다고 한다면 주주가 무엇인지 주식이 무엇인지 배당이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될 것 입니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격이 왜 변하는지도 아이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알려줄 수 있습니다.
또 작은 금액이라도 좋으니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아이들 명의로 정기 예금과 적립식 펀드를 각각 가입합니다. 아이와 함께 가입한 두 가지의 차이가 무엇인지 또 기간이 지나면서 수익률의 차이가 어떤지도 함께 이야기해 봅시다.
마지막으로 1주일에 한 번씩 자녀와 함께 신문을 보며 그 주동안 금융 시장에서 이슈가 되었던 기사에 대해 토론해 봅시다. 부모 역시 내용을 잘 모른다면 기사를 있는 그대로 자녀와 함께 읽고 소감을 나누는 것도 좋습니다.
정리=김용식기자 jawohl@hk.co.kr
도움말=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박승안 PB팀장 ALEX.PARK@wooriba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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