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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섹션-공부야 놀자/ 교육칼럼 - 고정관념은 사고의‘족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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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섹션-공부야 놀자/ 교육칼럼 - 고정관념은 사고의‘족쇄’

입력
2006.03.13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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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러분!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아시는지요?

아련한 저 기억의 어딘가에 살아있는 이야기, 희미한 미소로 유년시절이라는 순수를 떠올리게 하는 동화의 제목! 그 이야기의 줄거리를 떠올려 보세요.

친구인 토끼와 거북이가 달리기 경주를 하다가, 토끼는 거북이보다 많이 앞서게 되어 낮잠을 자고, 거북이는 자고 있는 토끼의 간을 몰래 슬쩍 하여, 바다로 내려가서 용왕님의 병을 고치고, 연꽃을 타고 지상으로 올라와 왕자와 결혼한다고요? 이키, 텔레비전을 너무 많이 보셨군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토끼와 거북이가 달리기 경주를 하다가, 자만한 토끼가 자고 있는 사이에 거북이가 성실하게 경주에 임하여 이긴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우화를 읽고 난 후, 학생들에게 느낌과 소회를 물어보면,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따른다.’, ‘훌륭한 실력을 가졌더라도 자만하면 안 된다.’, ‘성실은 모든 일을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등과 같이 대답합니다.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조금만 비틀어서 생각해 볼까요? 과연 친구인 토끼를 깨우지 않고 지나간 거북이의 행동은 정당한 것인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친구를 모른 체하고 가뿐하게 지나간 거북이의 인간성(?)을 욕하는 의견이 있고,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기 때문에 토끼의 자만을 비판하는 의견도 있을 수 있습니다. 또, 토끼는 자만을 통해 성실을 배운 것이니까, 이 이야기는 아름답게 정리된 것이라는 학생도 있고, 그 거북이가 ‘닌자거북이’라는 헐리웃키드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의 의견에 더해, 이 경기는 처음부터 공평하지 못한 경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육상동물인 토끼와 해상 동물인 거북이는 처음부터 경쟁의 대상이 아니며, 달리기 시합을 한다면 토끼는 땅에서, 거북이는 물에서 직선주로를 달리게 해야 공정한 경기가 되지 않았을까요? 또한 우리가 살아가면서 <토끼와 거북이> 같은 상황을 만난 경우를 함께 이야기 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렇게 고정관념을 벗어나면 색다른 생각과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창의성 교육, 기본내용의 충분한 습득후에

흔히 학습활동을 하거나 독서를 할 때, 고정적인 사고방식에 얽매일 때가 있다. 오직 한 가지의 답과 생각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정형화된 사고에서 정해진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곤 한다. 하지만 때로는 고정관념을 깨고 다양한 방식과 새로운 눈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것은 생각을 키우는 좋은 방법이다. 기본 내용을 파악한 후에 인물에 대해 생각해 보고, 줄거리를 다르게 바꾸어 보고, 다른 결말을 만들어 보며, 자신의 삶의 문제로 가져와서 깊이 있는 성찰과 반추의 시간을 갖는다면 더욱 풍부하고 향기 나는 독서가 될 것이다.

물론 여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기본 내용을 충실히 교육한 후에 다양한 방식의 ‘생각 넓히기’, ‘고정관념 깨기’에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창의성 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본 적이 있다. 필자의 혼을 쏙 빼놓을 만큼 흥미진진하고 재치만점의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학생들은 이것을 통해 기본 내용이나 배경지식을 습득하기보다 재미와 흥미에서만 맴돌다가 학습이 끝나는 것을 보고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고정관념을 깨는 창의성 교육은 기초실력을 다지고 기본내용을 충분히 습득한 후에, 다양한 방식으로의 사고전환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단지 작은 재미와 흥미만을 추구하게 되면, ‘낮은 지식의 수준’이라는 함정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즐거운 마음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활동이다. 고정관념을 깨고 조금만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면 ‘사고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신데렐라 동화는 조각 같은 미모에 착한 심성을 겸비한 소유자가 아름답게 살아간다는 이야기로, 유토피아와 세일러문을 마음속에 심어주기에 충분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동화도 여러 가지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다. 새엄마는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얼굴이 예쁜 여자는 착하고 못생긴 여자는 못된 성격의 소유자라고 착각하게 되며, 남자에 의해 여자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 등에 이르기까지 부정적 선입견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다양한 생각거리를 ‘맛있는 밥 한 끼’로 가져오는 것은 유쾌한 일이다. 주사위를 바라볼 때 여러 가지 방향에서 숫자를 바라보듯, 새로운 눈 ․ 참신한 생각 ․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해 우리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보면 열린 태도를 배울 수 있다. 조금만 긍정적으로 또는 비판적으로 세상을 비틀어 보면 즐거운 창의성 수업을 하게 될 것이다.

서울 경희여중 국어 담당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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