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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항만만은" 美 '안보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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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항만만은" 美 '안보장벽'

입력
2006.03.1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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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영기업인 두바이포트월드(DPW)의 미국 주요 항만운영권 인수가 결국 좌절됐다. DPW는 9일 “이슬람 국가 기업에 항만을 내주면 국가안보에 구멍이 뚫린다”며 극력 반대해온 미 의회의 압력에 굴복, 문제가 된 6개 항만의 운영권을 미 업체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의회에 맞서 인수저지 법률이 제정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언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적잖은 정치적 타격을 받았다. 특히 DPW의 ‘항복 선언’은 집권 여당인 공화당 상ㆍ하원 지도자들이 백악관을 방문, 부시 대통령에게 “의회가 수일내로 인수를 봉쇄할 법률을 만들 것”임을 통보한지 수시간만에 나온 것이어서 부시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은 공화당 내부에서부터 가속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공화당 지도자들이 부시 대통령을 만나고 있는 동안에도 “대통령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거부권 행사 입장을 견지했었다.

미 의회는 지난해에도 중국 해양석유총공사(CNOOC)의 미 석유회사 유노칼인수를 무산시킨 적이 있기 때문에 안보논리를 앞세워 특정국의 대미투자를 봉쇄하려는 흐름은 앞으로도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의회는 이미 항공 산업쪽에도 눈길을 돌렸다. DPW의 인수 저지법률을 62대 2로 통과시켰던 미 하원 세출위원회는 9일 외국 투자자에 대한 미국 항공사 경영관여권 확대 허용을 내용으로 하는 교통부 지침의 발효를 120일간 연기토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세출위는 이 결의안에서 “항공은 항만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중대한 기간산업”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DPW는 성명을 통해 “UAE와 미국의 강력한 관계를 보존하기 위해 뉴욕, 뉴저지 등 미 6개 항만 운영사업을 미 업체에 넘기기로 했다”고 인수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은 대부분 “거래가 물 건너 간 만큼 이제 대립은 끝났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끝까지 지켜보겠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DPW의 세계 주요 항만운영권 인수 거래 총액은 68억달러이고 이중 미 항만 부분은 10%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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