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이해찬 총리 일행이 3ㆍ1절 내기골프를 쳤다는 얘기가 전해지자 참석자들의 해명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참석자 모두가 침묵을 지켰고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어 이들이 서울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그리고 결국 이날 오후 참석자 3명 명의의 해명이 나왔다.
이기우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맞닥뜨렸다. 회의장 앞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이 ‘내기 골프를 했냐’ ‘며칠 전 얘기와 다르다’는 등의 질문 공세를 퍼부었으나 묵묵부답이었다.
외부 인사와 점심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 차관은 오후 2시께 서울 서초구 방배동 교육인적자원연수원에 나타났다. 교육부 과장급 이상 간부 워크숍을 주재하기 위해서 였다. 이 차관은 워크숍에서 인사말만 간단히 한 뒤 자리를 떴다. 4층 회의실에서 혼자 대기하던 이 차관은 내부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오후 7시께 연수원을 떠난 뒤 종적을 감췄다.
이 총리도 내기골프라는 내용이 부담스러웠던지 행사까지 취소하며 외부 접촉을 최대한 차단했다. 연락이 되던 정순택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등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때부터 이들의 행동을 두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문이 부산지역에서 흘러나왔다. 실제 골프모임 참석자 중 1명은 이날 서울에 올라왔다 부산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인사는 “개인적인 일로 상경했을 뿐”이라며 “(이 차관과) 대책회의를 한 사실이 없으며, 그를 그렇게 잘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거의 비슷한 시간에 정 전 수석,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 강병중 부산방송 회장 등 3명이 총리실에 해명서를 보내 “강 회장이 낸 40만원으로 홀당 2만원의 상금을 걸고 골프를 쳤고, 총리 몫 상금은 캐디 마스터를 통해 캐디에게 줬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총리실이 해명을 요청했냐’는 질문에 “총리실에서 연락이 와 ‘왜 전화를 안받느냐. 그날 있었던 일을 있는 그대로 말해달라’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총리실의 요구로 대책을 논의하고 해명서를 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더구나 이들의 해명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많다. 부산의 내로라하는 실업인들이 총리와의 라운딩에 40만원을 내놓고 골프를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 스킨스 게임은 돈을 홀마다 시상하는 것이 상례임에 비춰 “총리가 목욕한 후 캐디 마스터가 돈을 주려했으나 받지 않았다”는 이들의 해명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박상진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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