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의 ‘3ㆍ1절 골프’ 파문은 거짓말의 향연이 되고 있다. 특히 이 총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과 관련해 거짓 해명이 집중돼 있어 핵심을 숨기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기우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은 7일 “총리의 그린피는 골프장 사장이 냈고, 나머지 사람들은 각자 지불했다”고 해명했지만 정순택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목연수 부경대 총장은 자신들이 그린피를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다시 강병중 부산방송 회장, 류 회장, 정 전 수석은 10일 “각자 계산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류 회장의 골프 동반에 대해서도 끝까지 숨기려고 했다.
사건 초기 참석자들은 류 회장이 오지 않았다거나, 왔지만 골프는 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류 회장도 “친 것도, 안 친 것도 아니다”라고 애매하게 피해갔다. 그러나 한국일보 취재 결과, 류 회장은 결국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차관과 류 회장, 김평수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의 골프 회동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말바꾸기가 있었다. 이 차관은 뒤늦게 말을 바꿔 지난해 가을 골프 친 사실을 인정했고 김 이사장도 극구 부인하다 이 차관의 해명 이후 시인했다.
이 차관은 2004년 9월 이 총리와 류 회장 등 부산 기업인들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이 총리가 골프를 쳤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이 총리는 저녁 식사만 했다고 수정했다.
총리실의 초기 해명도 잇따라 거짓으로 드러났다. 2일 총리실 측은 “부산상공회의소 신임 임원들과의 상견례 겸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모임”이라고 해명했지만 참석자 면면이 알려지면서 거짓말이 됐다. “공직자는 총리 외엔 없었다. 이 총리는 장모 집을 먼저 간 뒤 골프를 하러 갔다”는 해명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정철환 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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