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볼 때 아직도 공만 본다고?” 안 될 말씀. 한일월드컵 개최이후 축구스타들이 연예인이나 모델 못지않은 패션리더로 떠올랐다. 특히 그라운드를 내달리는 야생마처럼 갈기머리 휘날리는 그들은 이제 남성 헤어스타일의 유행 선도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6월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뜨겁게 달아오른 그라운드 만큼이나 관심이 쏟아지고있는 축구스타들 의 헤어스타일을 통해 올 봄 남성 유행 경향을 점검해보자.
축구스타들의 헤어스타일이 유독 관심을 끄는 것은 그라운드를 누비는 호쾌한 동작에 말갈기처럼 흩날리는 머리카락이 환상적인 조합을 이루기 때문이다. 모자를 쓰는 야구나 실내종목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현란한 역동성은 머리카락의 율동을 통해 배가된다. 똑 같은 유니폼 차림이지만 각기 다른 모양과 색상의 헤어스타일은 선수 개개인의 개성을 표현하는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하다.
헤어살롱 라뷰티헤어의 치후 디자이너는 “축구선수들은 역동적이고 남성적인 매력이 강해 헤어스타일도 과감한 시도를 잘 소화한다”면서 “헤어 제품이 아닌 땀으로 스타일링한 머리스타일이라 자연스러운 멋이 더 살아나는 것 같다”고 말한다.
패션 전반에 걸친 크로스섹슈얼(여성성과 남성성이 공존한다는 의미의 신조어) 바람은 남성헤어에도 여성스러움과 화려함의 강조로 나타난다. 축구스타들이 먼저 발빠르게 움직였다.
프랜차이즈 헤어살롱 토니앤가이의 하백산 디자이너는 “박주영이나 박지성 처럼 단발에서 어깨선 길이에 층을 내고 컬의 질감을 살려 자연스럽게 출렁이는 스타일이 올해 최고의 인기를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이동국이나 이천수 등 짧은 머리 스타들은 염색을 통해 세련미를 강조한다.
축구신동 박주영의 '롱 레이어 스타일'
박주영의 ‘롱 레이어 스타일’은 어깨에 살짝 닿는 길이에 전체적으로 층을 많이 넣어 남성미를 강조한 스타일이다. 2006년을 대표하는 크로스섹슈얼 헤어의 교본 같은 형태. 다소 헝클어진 듯한 것이 매력이다. 얼굴형이 갸름하고 키가 크며 목이 긴 남성에게 권할만하다. 앞머리를 뱅 스타일로 잘라서 긴 얼굴형을 보완해주는 데도 효과적. 박지성이나 송종국 등도 같은 스타일에서 머리 길이만 조금씩 변화를 준 스타일이다.
손질은 샴푸 후 물기를 제거하고 왁스와 에센스를 1:1 비율로 섞어서 모발 끝을 쥐듯이 발라주면서 형태를 잡는다. 머리 윗부분 보다는 옆쪽의 볼륨을 살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황태자 이동국의 '잿빛 카리스마'
이동국의 최근 머리 스타일은 햇볕에 그을린 까만 피부와 환상적인 조합을 이루는 밝은 잿빛 염색이 포인트다. 삐죽삐죽한 직모의 짧은 스포츠형 머리이지만 잿빛 염색과 어우러져 관록 있는 축구스타의 이미지를 물씬 풍긴다. 잿빛 염색은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의 희끗희끗한 은발이 능력있고 섹시한 남자의 대명사처럼 뜨면서 최근 인기를 얻고있는 색상이다. 직모인 만큼 약간 딱딱한 왁스를 사용해 머리를 구기듯 발라가며 모양을 잡아준다.
꽃미남 안정환의 '베이비 퍼머'
‘아줌마 퍼머’라고도 불리는 안정환 스타일은 전체적으로 그루프를 말아 동글동글한 웨이브가 얼굴을 감싸듯 연출한 것이다. 자유분방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주는 데 효과적. 특수직이라면 모를까 일반인이 따라 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스타일이지만 마른 얼굴선을 풍성해보이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간단히 드라이 한 뒤 웨이브를 풍성하게 살리면서 부드러운 헤어왁스를 털듯이 발라 손질한다.
진공청소기 김남일의 '숏 커트'
남성적인 외모의 김남일 스타일은 사실상 모든 직장남성이 가장 무난하게 따라할 수 있으면서 그래서 오히려 지루할 수도 있는 스타일. 뒷 머리는 약간 길게, 앞머리는 이마가 훤히 드러나게 짧게 커트한다. 정장 및 캐주얼 어디에도 어울리지만 세련되고 도전적인 이미지를 원한다면 약간 딱딱한 왁스를 발라 앞머리를 세우면서 약간 헝클어진 듯 연출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라뷰티코아 토니앤가이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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