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승 한국은행 총재가 9일 4년 임기 가운데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주재를 마침으로써, 후임 총재에 대한 윤곽도 가시화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이성태 한은 부총재이다. 이정우 전 정책기획위원장도 거론됐지만, 본인 스스로 금융전문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적극적인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9일 퇴임한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2년 선배인 이성태 부총재의 경우 ‘부산발(發) 외풍’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않다. 최근 이해찬 국무총리가 부산 출신 기업인들과 가진 ‘3ㆍ1절 골프모임’이 문제가 되면서 부산 출신의 한은 총재 기용이 노 대통령으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부산상고 출신이 금융권에서 핵심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악재이다. 최근 부산은행장 선출 과정에서 최종 후보에 지나친 내부 경쟁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부산상고 출신의 두 명의 부행장 중 한 명이 오르기도 했고, 지난 3일 전국은행연합회 부회장에 부산상고 출신의 김장수씨가 선임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다른 금융기관이면 몰라도, 중앙은행 총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는 출신지역이 선임의 근거가 돼서도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낙마의 이유가 돼서도 안 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한 시장 관계자는 “한은 총재 인선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장과 호흡을 맞추면서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지 여부를 핵심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시간과 대가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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