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반미 전사이자 좌파 기수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번에 국기와 국가를 상징하는 문장을 ‘좌향좌’ 시켰다.
외신들은 8일 베네수엘라 의회가 차베스 대통령이 제출한 국기와 문장 수정안을 가결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문장 속의 백마는 더 이상 오른쪽으로 달려가지 못하게 됐다. 새 국가문장은 백마가 왼쪽으로 방향을 돌려 달리도록 고안됐다. 원주민을 대표하는 활과 화살, 노동자를 상징하는 낫 그림도 문장에 추가된다.
국기는 왼쪽 상단에 새겨진 문장이 바뀌면서 함께 수정됐다. 노랑 파랑 빨강 3가지 줄무늬 가운데 반원을 그리며 배치된 별에는 기존 7개 별에 8번째 별이 추가된다.
차베스 정권이 말의 방향을 왼쪽으로 튼 정치적 의도는 충분히 짐작된다. AP통신은 “차베스의 정치에서 그리 어려운 은유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차베스의 과거 발언들도 이런 정황을 높여준다.
그는 “말이 뒤를 돌아보며 오른쪽으로 달리는 것은 이상하다”며 “당초 말은 왼쪽을 향해 자유롭게 걷도록 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문제의 말은 베네수엘라가 아닌 제국주의 말”이라고도 했다.
1863년 제정된 베네수엘라 국기는 1806년 혁명군이 사용하던 깃발을 변형시킨 것인데, 7개 별은 독립선언에 서명한 7개 주를 나타낸다. 8번째 새 별은 스페인에 복종하다 베네수엘라에 합류한 동부 가이아나 지역을 상징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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