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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국회의원·정당 후원금 공개/ 재경·정무·건교위 '보험성'후원금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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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국회의원·정당 후원금 공개/ 재경·정무·건교위 '보험성'후원금 여전

입력
2006.03.10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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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가 9일 공개한 2005년도 국회의원 후원회의 고액기부자 현황을 보면 상임위별로 직무연관성이 의심되는 ‘보험성’ 후원금이 적지 않다.

지난해 연간 120만원 이상의 고액 정치자금 기부자 명단이 처음 공개되면서 문제가 됐지만, 이 같은 경향은 여전했다.

상임위별로는 재경위와 정무위, 건교위 등 소위 노른자위 상임위에서 두드러졌다. 재경위의 경우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이 구자준 LG화재 대표에게서 300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기업체 임원 7명으로부터 고액의 후원금을 받았고, 우리당 이계안 의원도 백우석 동양화학제철 사장 등 기업체 임원 5명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

삼성 킬러로 통했던 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으로부터, 한나라당 윤건영 의원은 이용순 삼성정밀화학 대표로부터 각각 300만원을 후원 받았다.

정무위에선 우리당 전병헌 의원이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500만원)과 대우캐피탈 및 한화증권 임원으로부터도 후원금을 받았고, 같은 당 박명광 의원의 고액기부자에는 제2금융권 대표와 건설사 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과 이계경 의원은 각각 외국계은행과 신한창투 임원에게서 500만원을 모금했다.

지난해 건교위원이던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은 태영과 한화주택건설, 전주대우건설 등으로부터 고액을 후원 받았고, 우리당 이호웅 건교위원장과 정장선 의원, 민주당 최인기 의원도 건설회사와 운송업체 등의 임원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

문광위원 중에선 우리당 이미경(위원장) 의원이 여행사 대표로부터 400만원, 우리당 우상호 의원이 관광호텔업협회장으로부터 500만원,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이 관광협중앙회장으로부터 200만원을 받았다. 또 교육위에서는 한나라당 이군현, 우리당 정봉주 의원 등이 사립학교나 학원 관계자들로부터 고액을 기부 받았다.

이해찬 총리의 ‘3ㆍ1절 골프’ 모임에 참가했던 5명의 부산지역 기업인 가운데에서는 신정택 세운철강 대표와 박원양 삼미종합건설 회장이 각각 우리당 윤원호(우리당), 한나라당 강재섭 의원에게 고액을 냈고, 지난해 거액의 회사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은 한나라당 이경재(환노위원장) 박찬숙 의원과 우리당 이광재 의원에게 각각 300만원씩을 후원했다.

후원자의 직업을 회사원, 주부, 자영업 등으로 모호하게 신고했거나 아예 직업을 밝히지 않은 것도 폐단으로 지적됐다. 성 추행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무소속 최연희 의원의 경우 고액기부자 7명 전원이 직업란에 ‘사업’이라고만 기재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 與 후원금 33% 급감… 민심 반영

지난해 정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집권여당에 돈도 적게 몰렸다.

중앙선관위가 9일 공개한 국회의원과 정당의 2005년 후원금 모금현황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의 후원금은 줄어든 반면 야당은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의원과 정당 후원금을 합해 우리당은 가장 많은 187억원을 모았지만, 총선 압승으로 원내 과반을 달성한 2004년과 비교할 때 93억원(33%)이 감소했다.

한나라당은 전년보다 6억원이 증가한 157억원을 모금했고, 2003년 최하위였던 민노당은 2004년에 비해 270%(54억원) 늘어난 74억원으로 3위에 올라섰다. 민주당은 1,200여만원이 는 14억원. 우리당 모금액의 감소는 여권에 대한 지지도 추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2004년 상위권을 휩쓸었던 우리당의 실세나 친노 직계 의원들의 모금 순위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2004년 1위(5억7,000만원)였던 김원기 국회의장은 그 1%에도 못 미치는 530만원을 기록, 291위로 떨어졌다.

의장 비서실 관계자는 "의장이 후원금을 걷지 않고 공식 판공비로만 활동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위 20위' 안에 들었던 이광재 염동연 의원도 각각 119위, 168위로 밀려났다.

2005년 상위 20위 안에는 한나라당 의원이 9명 포함됐고, 우리당 8명 민노당 2명 무소속 1명 순이었다.

대선 주자들의 경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억6,851만원으로 11위에 올랐고, 강재섭 의원은 1억6,356만원으로 16위를 마크했다. 우리당 김근태 최고위원은 이들보다 2,000만원가량 적은 1억4,664만원을 모금했으나, 순위는 113위였다. 의원들의 모금액수가 평준화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정당 후원금은 민노당이 62억원을 걷어 우리당(12억원) 한나라당(11억원)을 압도했다. 의원들의 경우도 심상정 의원이 1억7,087만원을 모금, 지난해 231위에서 9위로 도약했고 노회찬 의원도 1억6,435만원으로 15위에 올랐다. '개미 군단'의 소액 후원이 크게 힘을 발휘한 것이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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