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감염률이 35% 수준이나 한국은 70% 수준이다. 실제 한국에서의 위암 발생률은 호주보다 20배 정도 높다.”
위궤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 관련 연구로 지난해 동료 로빈 워런 박사와 함께 노벨의학상을 공동수상한 서호주대학의 배리 마셜(55) 박사가 8일 언론재단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마셜 박사는 2001년부터 국내 한 업체의 유산균음료 광고모델로 활동하며 국내에 알려졌는데 지난해 노벨상을 받아 더욱 화제가 됐던 인물. 그는 광고로 한국 국민들과 친숙해진 탓인지 노벨의학상 수상 이후 시작한 세계 순회강연의 첫번째 나라로 한국을 선택했다.
그는 1982년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처음 배양했으며, 이후 본인이 직접 이를 마셔 위궤양의 원인이 스트레스가 아니라 이 균이라는 가설을 입증했다.
마셜 박사는 “만일 50년 동안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을 보유하고 있다면 위암에 걸릴 확률이 2~5% 정도 높아진다”며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에 감염돼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위암 발생 확률을 낮추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에 감염되면 위 점막에 상처를 입혀 만성위염이 생기고 이후에는 위점막이 얇아지는 위축성 위염 등으로 진행된다. 또 이 상태가 계속되면 위암이 발생하기 쉽다는 사실이 동물실험과 역학조사에서 밝혀져 있다.
마셜 박사는 “암이 발병하기 쉬운 40~50대는 건강검진 때 호흡기 검사를 통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항생제로 80% 정도 치료가 가능하며 치료 후 다시 감염될 확률도 1% 미만으로 아주 낮아진다”고 말했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감염 예방법에 대해 그는 “키스 등으로도 감염될 수 있지만 이보다는 불결한 공중위생으로 감염되는 경우가 더 많으므로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이 중요하다”며 “만일 감염됐다면 비타민C가 많은 채소, 과일과 단백질을 섭취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7일 방한한 마셜 박사는 12일까지 서울대 등에서 열리는 강연회와 심포지엄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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