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부터 99년까지 러시아 볼쇼이극장의 오페라 주역으로 활동한 재미 소프라노 이종미(사진)씨가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의 여주인공 질다 역으로 11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극장에 데뷔한다.
이로써 이씨는 러시아 최고의 오페라 무대로 쌍벽을 이루는 두 극장에 주역으로 서는 첫 한국인 성악가가 됐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오디션에서 마린스키극장 총감독인 지휘자 발레기 게르기예프에 의해 발탁됐다.
서울에서 대학을 마치고 미국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공부한 이씨는 92년 미국 문화교류 사절의 일원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이 계기가 돼 볼쇼이극장과 인연을 맺었다. 93년 5월 볼쇼이극장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 프리마돈나로 데뷔했고, 한 달 뒤 볼쇼이 역사상 외국인 가수로는 처음으로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오페라 ‘금계’의 셰마하 여왕으로 출연하는 등 볼쇼이극장에서 40여 회 공연했다.
미국에서는 오케스트라 협연과 오라토리오 공연, 독창회 외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주인공 크리스틴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봄 베세토오페라단이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린 ‘마술피리’에서 ‘밤의 여왕’으로 출연해 호평을 받았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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