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피겨 여왕’ 자리가 눈 앞에 보인다.
‘피겨 요정’ 김연아(16ㆍ군포 수리고)가 세계 정상 등극에 한 발짝 다가섰다. 일본이 자랑하는 아사다 마오(16)에 밀려 항상 ‘2인자’에 머물렀던 김연아. 주니어 무대 마지막 대결에서 드디어 아사다를 딛고 ‘1인자’로 우뚝 설 기회를 잡았다.
김연아가 8일(한국시간)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벌어진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쇼트프로그램에서 60.86점을 얻어 지난해 우승자 아사다(56.10점)를 4.76점차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오른쪽 발목 부상에 시달리는 와중에서도 쇼트프로그램 자신의 최고 점수(58.63점)를 경신했다. 김연아는 이틀 뒤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아사다에게 4.76점 이상 뒤지지 않으면 한국 피겨스케이팅 사상 최초로 세계주니어선수권 우승을 차지한다.
김연아는 지난해 11월 주니어 월드그랑프리에서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아사다는 성인 무대인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했다. 따라서 이번 대회가 진정한 주니어 세계 최강을 가리는 무대. 항상 “아사다를 이기는 게 꿈”이라고 외쳐왔던 김연아는 ‘2인자’라는 꼬리표를 떼낼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우승 가능성을 묻자 김세열 코치는 “김연아가 오른 발목에 통증이 있지만 오늘 완벽한 연기를 해냈다”면서 “그러나 아사다가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3.5바퀴 회전)을 2차례 연기하겠다고 밝힌 만큼 마지막까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아사다는 여자 선수가 구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기술인 트리플 악셀을 연기할 수 있는 최정상급 선수. 게다가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쿼드러플 점프(4바퀴 회전)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쿼드러플을 성공시킨다면 아사다의 우승은 기정사실이 된다.
김연아는 공중 3회전을 2번 연속 시도하는 트리플-트리플을 통해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아한 표정연기를 앞세워 발을 등 뒤로 올려 잡고 회전하는 비엘만 스핀도 선보일 생각이다. 따라서 김연아의 우승은 막판 뒤집기에 나선 아사다가 쿼드러플 점프를 성공시키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차세대 피겨 여왕의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김연아와 아사다의 대결은 SBS TV가 10일 오전 2시 30분부터 위성 생중계한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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