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阿서 표정 굳은 盧대통령 속내는 '李보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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阿서 표정 굳은 盧대통령 속내는 '李보호'지만…

입력
2006.03.0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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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난감하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해찬 총리의 거취에 대한 노 대통령의 심경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 총리를 보호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국민여론이나 정국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고민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인지 아프리카 순방 중인 노 대통령은 6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1시간 가량 동포간담회를 갖고 국내외 현안들을 두루 언급했으나 이 총리에 대해선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해외로 나오면 항상 만면에 미소가 가득했지만 이번에는 표정마저 어두웠다. 특별기에서도 평소 내부를 돌면서 기자들과 인사했으나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통령을 수행 중인 관계자들도 “국내 이슈, 특히 이 총리 문제는 묻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는 실정이다.

고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노 대통령의 속내는 일단 이 총리를 지키겠다는 쪽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7일“노 대통령이 3ㆍ1절이자 철도 파업 첫 날 골프를 친데 대해 언짢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질 사유로는 보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출국에 앞서 청와대 참모들에게 이 총리 보호 의지를 밝히면서 대응 지침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이 이 총리를 지키는 이유는 무엇보다 능력이나 코드 면에서 믿고 있기 때문이다.노 대통령은 양극화 해소, 저출산고령화 대비 등 굵직한 아젠다를 다루고 이 총리는 내치를 책임지는 분권형 국정운영이 정착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이 총리가 물러나면 당장 내치를 책임있게 이끌 적임자를 찾기도 쉽지않은 뿐더러 새 총리 인준 문제도 걱정해야 한다.

문제는 지방선거다. 국민여론이 어떻게 되든 ‘이 총리 지키기’를 고집하다가는 여당의 지방선거 참패를 초래할 수 있다. DJ 정부에서 옷 로비 사건이 총선 참패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사실도 반면교사다. 이 총리 문제로 지방선거에서 패하면 대통령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여권의 분열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노 대통령은 14일 귀국해 일단 골프 파문의 전말을 파악해보고 여론 추이를 점검한 뒤 이 총리 거취에 대해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파문이 가라앉고 로비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총리에게 구두 경고를 하는 선에서 매듭지으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여론이 악화되면 이 총리 교체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사실과 여론”이라고 말했다.

카이로=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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