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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우라늄 특수'

입력
2006.03.0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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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늄 부자 호주를 잡아라.’

중국 인도 등이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로 원자력 발전을 적극 추진하면서 원자력 발전의 필수 원료인 우라늄을 확보하기 위해 우라늄 세계 매장량 2위(전체 40%)를 차지하고 있는 호주에 뜨거운 애정 공세를 펼치고 있다.

호주는 우라늄 카드를 활용해 국제 사회의 영향력을 키우고 중국 인도 등과 추진 중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속셈이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6일 6년 만에 인도를 찾은 존 하워드 호주 총리에 대한 환영 만찬 자리에서 “인도는 호주의 우라늄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추파를 던졌다. 호주는 30여 년 전부터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지 않은 나라에게는 우라늄을 수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NPT 미가입국 인도에게 우라늄을 팔지 않았다.

그럼에도 인도가 우라늄 구매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은 지난 주 미국과 맺은 핵 협정이 배경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인도에 에너지 개발용 핵 관련 기술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30년 넘게 이어 온 인도에 대한 핵 동결이 사실상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하워드 총리는 “미국_인도 핵 협정이 우리의 입장을 변하게 하지 않는다”고 일단 거부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7일 “부시 대통령의 핵 협정은 하워드 총리에게 인도에 우라늄을 팔 수 있는 좋은 구실이 됐다”며 “여론 추이를 봐 시기를 조정하는 일만 남았다”고 전했다.

하워드 총리는 “인도가 에너지 개발용 핵 시설에 대해 국제 사찰을 허용한 것은 큰 진전”이라며 “우리는 인도가 미국과 맺은 핵 협정 내용을 주의 깊게 살필 것”이라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중국은 몸이 달았다. 2020년까지 20개 이상의 원자력 발전소를 세워 전체 에너지 중 4%를 원자력으로 채운다는 계획을 세운 중국 정부는 오래 전부터 호주 우라늄에 공을 들였다. 일간 오스트렐리안은 “중국이 미국-인도의 핵 협정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는 진짜 이유는 호주가 인도에게 우라늄을 팔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라며 “잠재적 경쟁 상대인 인도가 우라늄을 얻게 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FTA 협상차 다음달 초 호주를 방문하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호주가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중국에 대한 우라늄 수출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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