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자에 실린 영어가 사회적 신분과 계급을 결정한다는 기사는 오랜만에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준 반가운 기사였다.
기사에서도 지적한 것처럼 실제로는 영어를 쓸 일이 거의 없는 이들조차 영어 공부에 시간과 돈을 들여야 하는 것이 현실인데다, 기업이나 대학들조차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고민 없이 영어를 공용화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에서 이 같은 문제 지적은 옳다고 본다.
그러나 기사를 읽으며 다소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그간 신문, 방송이야말로 세계화를 내세우며 스스럼없이 지면과 전파를 통해 영어 전도사 역할을 해오지 않았는가.
언론이 앞장서서 ‘로드맵’이니 ‘워크아웃’이니 하는 생소한 외래어들을 퍼뜨린 것은 물론이요, 각종 기획이나 교육관련 기사들을 통해서도 어떻게 하면 영어를 더 잘할 수 있는 것인가를 가르쳐온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심지어는 어린 나이에 토익이니 토플이니 하는 시험에서 고득점을 한 학생들의 이야기가 버젓이 미담이 된 것도 언론을 통해서였다.
따라서 한국일보도 영어가 권력화하는 세태의 문제점을 지적하기에 앞서 그 같은 현실에 일조해온 스스로의 잘못부터 반성했어야 한다. 또 지금부터라도 우리말 다듬기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김동현ㆍ서울 마포구 도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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